박용만 상의 회장 "재계, 진정성 있는 변화의 모습 보일 것"

대한상의 회장 만장일치로 연임성공…취임사서 밝혀
올 연구기능 강화 '민간 싱크탱크' 역할 수행할 것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경제계 대변인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박용만(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연임 일성으로 "기득권을 내려 놓자"고 강조했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경제계가 '적폐세력'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고, 한발 더 나아가 한국경제의 혁신을 위해서는 기업인들의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22일 오전 대한상의 임시의원총회에서 제23대 회장에 만장일치 추대로 재선출된 뒤 가진 취임사에서 "우리의 목소리가 이익 집단의 감정적 읍소로 치부되기보다, 기업과 사회가 조화롭게 발전하는데 필요한 의제를 설정하고, 대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변화의 길목마다 기득권이라는 장벽이 대단히 견고하게 자리잡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고 지난 소회를 밝혔다.

이어 박 회장은 "자신이 가진 능력보다 더 많은 보상을 누리는 것을 당연시하는 풍토가 줄어들 때, 과감한 개혁이 가능해 지고, 다이나믹한 기회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기득권을 내려 놓는다는 것이 사회적 합의를 가능케 하고 새로운 기회를 열게 한다는 인식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기업인들에게 "규제 개혁도 새로운 경제적 기회라는 관점에서 재조명 해보기를 희망한다"며 "새 시대에 맞게 법과 제도를 바꿈으로써, 더 많은 창의와 도전을 뒷받침해야 할 대단히 중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경제계를 압박하는 규제에 대해 무조건적인 비판보다는 이해 관계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는 "경제계가 뜻을 모아 진정성 있는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작은 변화부터 하나, 둘 만들어 간다면, 상공인들이 박수 받고, 사회적 지위 또한 올라갈 것"이라며 "게임의 룰을 지키고, 여러 사회 문제에 적극 동참하면서, 한국 경제에 혁신을 일으키고 성장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은 올해 대한상의의 연구 기능을 강화, '민간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 회장은 "대한상의가 기업들이 치우치지 않은 정확한 현실을 인식할 수 있도록 경제 전망과 국제 현안을 분석하고, 중장기 과제에 대한 심층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며 "또한 정부 외교정책에 발맞춰 상대국과 내실 있는 대화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22대 서울ㆍ대한상의 회장을 지내면서 대한상의를 제1경제단체의 자리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재계 맏형 역할을 했던 전국경제인연합이 이번 정부에서 제 역할을 못하면서 박 회장은 사실상 정부와 재계를 연결하는 유일한 소통 창구의 역할을 해왔다. 박 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이날 총회에는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정창선 광주상의 회장, 정성욱 대전상의 회장 등 대한상의 회장단 70여명이 참석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