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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알아본]'케미포비아'코리아…가습기살균제·중금속에 노출된 현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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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태, 생리대 파동, 기저귀 발암물질, 스프레이 탈취제, 화장품 중금속 허용 기준 초과 등
노출량 많으면 문제 불거져
제조사 주의와 정부 철저한 조사·대책 필요…소비자는 용법 따르고 노출량 최소화해야

[굳이 알아본]'케미포비아'코리아…가습기살균제·중금속에 노출된 현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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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에도 유해물질 논란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생리대 파동이 있었고 아기 물티슈 유해물질과 기저귀 발암물질 논란까지 생겨났습니다. 이에 '케미포비아(화학물질 공포증)'라는 용어도 등장했습니다.
올해도 관련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한 생활용품 회사에서 만든 스프레이 탈취제에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검출돼 환경부가 회수 명령을 내렸습니다. PHMG는 과거 가습기 살균제에 쓰이며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던 성분입니다. 눈이나 장기에 노출되면 큰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마시는 생수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합니다. 미국 뉴욕주립대 세리 메이슨 교수는 전 세계 9국에서 11개 브랜드 생수 260병을 수집해 임의로 조사한 결과 93%인 241병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화장품 쪽에서도 중금속 허용 기준을 위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난 19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업체인 화성코스메틱이 제조해 8개 업체로 납품한 13개 품목에 대해 중금속 '안티몬'의 허용 기준 위반을 이유로 판매 중단과 회수 조치를 내렸습니다.
화성코스메틱에게 납품받은 업체에는 우리가 잘 아는 아모레퍼시픽 제품이 포함됐습니다. 아리따움 풀 커버 스틱 컨실러 1호 라이트베이지, 아리따움 풀 커버 스틱 컨실러 2호 내추럴 베이지, 아리따움 풀 커버 크림 컨실러 1호, 아리따움 풀 커버 크림 컨실러 2호, 에뛰드하우스 AC 클린업 마일드 컨실러, 에뛰드하우스 드로잉 아이브라우 듀오 3호 그레이브라운 등 6가지입니다.

아모레퍼시픽 외에 대표적 헬스앤뷰티(H&B)스토어 올리브영을 운영하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엑스티엠스타일옴므 이지스틱컨실러, 메디힐을 운영하는 엘앤피코스메틱이 만든 메이크힐의 네이키드슬림브로우펜슬 그라베이지브라운BR0203, 네이키드슬림브로우펜슬 누디옐로우블론드YL0801도 포함됐습니다. 또 난다의 3CE 슬림 아이브로우 펜슬 #CHESTNUT BROWN, 아이피리어스의 스킨푸드앵두도톰 립라이너5호로즈앵두, 에스제이씨글로벌의 스케다맨즈스팟컨실러, 블랭크티비의 블랙몬스터옴므 블랙이레이징펜도 회수 대상 제품들입니다. 우리가 익히 들어본 회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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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소비자들은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믿고 쓸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중요한 '건강'과 관련한 일이라 당연합니다.

그런데 일부 전문가들은 너무 과잉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스프레이 탈취제에서 나온 PHMG 관련 강양구 코리아메디케어 부사장은 최근 tbs 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서 "탈취제에서 검출된 PHMG 성분은 결과적으로 인체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요지는 이렇습니다. 유해성(해로운 성질)과 위해성(위험한 성질)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설탕은 유해하지만 엄청 많이 먹지 않는 한 위험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소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나트륨이 많아 유해할 수 있고 과다 섭취하면 위해를 가하게 됩니다. 즉 화학물질의 위험은 노출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강양구 부사장은 "문제가 된 탈취제 안에는 유해물질의 양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분사 역시 옷"이라며 "가습기 살균제와 다른 이유는 분자의 크기로 같은 물질이라고 해도 가습기 안에서는 잘개 쪼개져 호흡만으로도 폐 깊이 박힐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같은 물질이라도 어느 상황에서 어떻게 노출되느냐, 어떤 양만큼 노출되느냐에 따라 위해성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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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문제가 된 중금속 안티몬도 이와 비슷합니다. 안티몬은 피부 접촉 시 가려움증·수포·홍반 등을 동반한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고, 흡입 또는 섭취하게 되면 두통·구토·호흡기계 염증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이나 공기, 식품 등 환경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물질로 캐나다 보건당국에 의하면 개인이 하루 섭최하는 안티몬이 평균 약 5ug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다만 다양한 경로로 안티몬이 유입될 수 있어 국내에서는 먹는 물이나 식품 첨가물, 화장품 등에 안티몬의 허용 기준치를 두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은 음식이나 물과 달리 피부에 바르기 때문에 화장품 중 안티몬이 인체에 흡수될 가능성은 낮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문제가 되는 컨실러 류의 제품들이 대부분 5g 미만의 화장품으로 해당 제품 1개에 존재하는 안티몬 허용량은 최대 약 50ug"이라며 "만약 이 화장품 1개를 1달간 모두 사용해 제품에 함유된 안티몬이 모두 피부를 통해 인체에 흡수된다고 가정하더라도 1일 약 1.67ug(1달 30일 기준)이므로 세계보건기구(WHO)가 허용하는 1일 안티몬 기준치의 200분의 1 수준"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비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헷갈립니다. 중요한 점은 기본적으로 제조사들이 제품을 만들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의 철저한 조사와 감시도 필요합니다. 소비자들 또한 편의를 따르는 대신 성분과 용법, 용량을 따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유해물질 노출에 취약한 어린아이 등이 사용하는 화학제품은 더욱 조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병민 과학저술가는 "일상 생활 중 여러 화학물질을 접할 수밖에 없다"며 "노출량에 따라 위해성이 달라지니 소비자들은 현명한 판단을 내려 최대한 노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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