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빙상연맹 둘러싼 갈등, 노선영 '차별' 주장 등 해명·반박 없이 안타까움 표명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전부 제자들이잖아요…."
8일 어렵게 연락이 닿은 전명규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54)은 선뜻 입을 열지 못했다. 노선영(29·콜핑팀)이 출연한 지상파 시사예능 프로그램이 이날 밤 방송을 앞둔 상황. 전 부회장은 "빙상연맹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누군가 인터뷰도 했다고 들었다. 내게도 입장 표명을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폭발한 파벌, 독단적 연맹 운영 등의 중심으로 몰려 언론에 수없이 이름이 오르내렸다. 그러나 사실 관계에 대한 해명이나 반박 없이 침묵하고 있다. 이유를 물었더니 긴 한숨을 내뱉었다. "어찌 됐든 논란에 거론되는 선수들 모두 내 제자들이잖아요. 누구를 두둔하거나 곤란하게 해서는 안 되지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노선영의 언급으로 촉발한 특별 훈련 논란은 대회 기간 여자 팀추월 대표팀의 경기력 때문에 내부 갈등으로 폭발했다. 일부 빙상인과 학부모들은 언론에 "전 부회장이 빙상연맹에서 막강한 힘으로 대표 선발과 경기 운영 등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전 부회장이 교수로 몸담은 한국체육대와 비한체대 간 파벌싸움이 모든 원인의 시작'이라는 프레임이 형성됐다. 그러나 노선영은 물론 그가 특별 훈련을 받았다며 실명을 폭로한 대표 선수 중 대부분은 전 교수의 제자다.
전 부회장이 빙상계를 장악하고 권력을 휘두른다는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4년 전에도 소치동계올림픽을 전후로 이 같은 폭로가 계속됐다.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33ㆍ빅토르 안)가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세 개를 따내자 "파벌싸움과 강압에 못 이겨 안현수가 러시아로 갔다"는 폭로들이 전 교수를 향했다. 안현수는 줄곧 "러시아 귀화는 파벌과 무관한 나를 위한 선택"이라고 했으나 해명은 힘을 잃었다. 이후 대통령의 지시와 문화체육관광부 주도 아래 빙상연맹과 전 부회장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도 있었다. 그러나 어떠한 혐의도 드러나지 않았다. 안현수는 지금도 전 부회장과 돈독한 사제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평창에서 노선영을 필두로 촉발한 '전명규·파벌'이라는 논란은 핵심 선수만 바뀌었을 뿐 패턴이 똑같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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