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강릉 안목항을 중심으로 커피거리 출현
커피의 북한계선 위에서 커피나무 키우는 도시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함께 시작된 '강릉세계겨울커피축제'가 올림픽 경기 관람으로 평창 일대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강릉커피축제는 평창올림픽 기간과 맞춰 지난 9일부터 시작, 폐막식이 열리는 25일 함께 마감된다.
사실 강릉과 커피가 만나게 된 것은 그리 오랜 역사를 가진 일은 아니다. 전통적인 커피 생산지가 위치한, 적도를 중심으로 남북위 25도선에 걸친 일명 '커피벨트(Coffee Belt)' 지역과는 위도상 10도 이상 차이가 나는 강릉은 커피 생산지도 아니었고 서울같은 대도시처럼 커피가 막대한 양으로 소비되는 지역도 아니었다.
이후 2009년 10월, '강릉커피축제'가 개최되면서 명실공히 커피의 도시로 떠올랐다. 1회 축제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2011년에는 일본 고노 커피 회장단이 강릉 커피 축제를 직접 찾아와 커피 시연 행사를 했고, 중국 운남성 커피 생산 도시인 망시(芒市)와 도시 간 교류가 성사되기도 했다. 2013년에는 한국 커피 연합회와 자매결연을 맺기도 했다. 이듬해인 2014년 8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역특화산업으로 강릉커피를 선정해 지역의 특산으로 공인됐다.
신라시대 화랑들이 차를 마신 장소로 알려진 강릉시 강동면 한송정(寒松亭) 석구(石臼) 모습.(사진=강릉커피축제 홈페이지/http://www.coffeefestival.net)
원본보기 아이콘커피도시로서 강릉의 역사는 20여년 남짓이지만, '차(茶)'의 도시 강릉의 역사는 1000년을 넘었다. 우리나라는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강물이 맑고 토사나 석회질이 없었기 때문에 차 문화가 크게 발전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강릉지역은 신라 화랑들이 차를 올려 제를 지냈다는 '한송정(寒松亭)'이 남아 전해질 정도로 삼국시대부터 차문화가 발달한 곳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차문화가 발전한 기반에는 산맥에서 기원한 '석간수(石間水)'의 맛이 뛰어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단순히 카페가 밀집한 커피거리에서 직접 커피를 생산하는 원두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강릉 외곽에 위치한 왕산면 커피박물관 일대에는 커피농장이 있으며, 소규모로 원두가 생산되고 있다. 에티오피아 고원을 원산지로 하는 커피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고랭지 지대에서 재배에 성공한 덕분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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