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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필 관악구청장, 빨치산 출신 박정덕 할머니 자서전 쓰게 만든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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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필 관악구청장 31일 자신의 블로그 '유종필의 관악소리'에서 31일 자신의 블로그 ‘유종필 관악소리’ 27번째 글 ‘평범한 사람의 인생도 역사다’라는 글을 통해 어르신 자서전 사업 설명 눈길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유종필 관악구청장이 민선 5·6기 관악구청장으로 한 일 중 ‘걸어서 10분 거리 작은도서관’ 건립과 어르신 자서전 사업은 빛나는 업적이 아닐 수 없다.

과거 관선 구청장은 물론 어느 민선 구청장도 감히 생각하지 못한 사업으로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전국 많은 기초자치단제가 이를 벤치마킹해 비슷한 사업을 펼칠 정도로 전국적인 사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어르신 자서전 사업은 유 구청장이 2010년 구청장 출마 때 공약이었다. 구청에서 비용의 절반 정도를 지원, 전문 사회적기업인 희망사업단에서 주인공의 구술을 토대로 집필을 도와주거나 대필을 해준다.

지난 7년 동안 출간돼 관악구 도서관에 영구 보관된 자서전은 모두 58권.
유종필 구청장이 31일 자신의 블로그 ‘유종필의 관악소리’ 27번째 글 ‘평범한 사람의 인생도 역사다’라는 글을 통해 어르신 자서전 사업을 소개했다.

서두에서 “아무리 하찮고 평범하게 산 사람이라도 삶의 경험은 단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소중한 것 아니겠습니까?” 한동창(81) 어르신의 말에 관악구가 2011년 전국 최초로 시작한 어르신 자서전 출간 사업의 의미가 들어 있다고 풀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 빨치산 출신 박정덕 할머니 자서전 쓰게 만든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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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자서전이나 전기는 유명한 사람만 남기는 것처럼 인식돼 왔다는데 이는 고정관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의 인생도 자서전이 되고 역사가 된다는 주장이다.

언뜻 평범하게 보이는 사람도 지나온 인생행로를 더듬어보면 결코 평범하지가 않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일제치하와 8·15해방, 분단과 6·25전쟁, 4·19혁명과 5·16쿠데타, 베트남 참전과 중동건설 참여, 오일쇼크와 IMF외환위기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평범한 사람의 삶에 녹아 있다는 것이다. 보통사람의 삶도 한국 현대사의 훌륭한 단면이 된다는 것이다.

망설임 끝에 용기를 내어 자서전을 쓴 어르신은 “나의 지나간 과거를 찬찬히 돌이켜보니 내 인생도 생각보다는 훨씬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자손들에게 일일이 말할 수 없었던 굴곡진 인생 궤적을 한 권의 책으로 남기니 가슴이 굉장히 뿌듯해요”라고 말한 것을 볼 때 어르신 자서전 사업을 잘 했다는 것을 느끼게 됨을 시사했다.

한 어르신은 “팔순잔치 때 수건 대신 자서전을 돌렸더니 가족 친지 친구들의 대접이 달라지더라는 후일담을 볼 때 한마디로 참여자의 만족도가 대단히 높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해방 후 부부가 빨치산 활동을 하다 남편은 죽고 자신은 체포돼 파란만장한 생을 이어온 박정덕(86) 할머니와 반면 빨치산 토벌작전에 동원됐던 김관영(87) 할아버지는 역사의 현장에서 대척점에 섰던 두 분으로 같은 관악구민으로 한 날 한 시 한 장소에서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갖고 손을 맞잡은 사연도 있었다고 전했다.

박정덕 할머니는 “나도 젊은 시절 꿈이 있었는데 죽은 뒤 이 세상에 왔다 간 흔적도 없을 뻔 했어요. 그런데 구청의 도움으로 내 인생의 자취를 남기게 되어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는 얘기도 들려주었다.

구귀순(71) 할머니는 맏며느리로 병든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딸만 일곱을 낳아 길렀는데 아들 선호 분위기에서 딸들을 눈물로 훌륭하게 길러낸 사연을 ‘일곱 개의 보석’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으로 남기면서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고 전했다.

또 탈고한 후 바로 생을 마감한 분도 두 분 계신다. 매우 애석한 일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자손들에게 마지막 선물로 자서전을 남긴 셈이니 아름다운 마무리라 말할 수 있겠다고 썼다.
유종필 관악구청장, 빨치산 출신 박정덕 할머니 자서전 쓰게 만든 사연? 원본보기 아이콘


평범한 민초들의 이런 삶의 궤적을 책으로 엮어낸 발상을 유종필 구청장이 아니면 해내기 어려운 사업으로 보인다.

그만큼 유 구청장으로서는 8년간 관악구청장 재직 시절 보람 있는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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