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4분기 美·中 부진…갤S9 출시로 반등(종합)

2014년 이후 최대 연간 영업익…올해 전략은 빅스비와 카메라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지난해 4분기 미국, 중국, 인도 시장에서 주춤하며 부진했으나 중·저·고가 라인업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3년 만의 최대 연간 실적을 달성했다. 1분기에는 화웨이, LG전자 등 경쟁사 보다 이른 신작 출시로 실적 끌어올리기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31일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Mobile) 부문이 매출 25조4700억원, 영업익 2조42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익은 지난 3분기 대비 8700억원 감소한 수치로 미국, 중국,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의 부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의 영향을 받은 2016년 4분기보다도 800억원 줄었다.

우선 최대 프리미엄 시장인 미국에서는 애플의 아이폰8, 아이폰8+, 아이폰X 출시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 판매의 걸림돌이 됐다. 애플은 하반기 아이폰 2종을 내놓던 기존 전략과 달리 3종을 출시하는 변칙 전략을 구사했다. KB증권, KTB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증권업계 역시 "플래그십 신제품 효과가 감소된 가운데 아이폰X 출시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또다시 5위권 재진입에 실패하기도 했다.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현지 업체와 애플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 신흥 시장인 인도에서는 6년 만에 왕좌를 뺏겼다. 샤오미는 공격적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25%까지 끌어올리며 23%를 기록한 삼성전자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저가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고 성수기 마케팅 비용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마케팅 비용, 부품 원가의 증가, 원화 강세 등도 4분기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IM부문의 지난해 실적은 2014년(14조4500억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1분기 2조700억원, 2분기 4조600억원, 3분기 3조2900억원 등 연간 영업익을 모두 합치면 11조8300억원이다. 2016년(10조8100억원)과 비교하면 10%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최초 100만대 예약을 돌파한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의 흥행과 중가 갤럭시A 시리즈, 저가 갤럭시J 시리즈의 고른 활약으로 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차기작 갤럭시S9을 내달 25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하고 이르면 3월9일부터 판매할 전망이다.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출시일이 가장 빠르다. 삼성전자, 애플에 이은 전 세계 3위 제조사 화웨이와 국내 최대 경쟁사 LG전자가 신작 공개를 MWC로 미룬 만큼 삼성전자의 1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 KB증권은 "신모델 출시 효과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6% 늘어난 3조원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를 포함한 올해 카메라,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 등으로 고부가 제품 매출을 늘리고 중저가 제품의 수익성을 유지해 IM부문의 실적 성장을 이룰 계획이다. 또한 한국, 미국, 일본 등 주요 시장에 5G 상용화 관련 차세대 솔루션 공급도 확대할 예정이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