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국정농단' 연관검색어 일부 삭제…"제외처리 엄격해져야"

'김동선 정유라 마장마술', '박근혜 7시간 시술' 등 요청 받거나 자체 판단으로 삭제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네이버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연관 검색어를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가 당사자의 신고를 받거나 자체적으로 판단해 삭제한 것으로 일부 삭제건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7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발간한 검증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가 지난 2016년 10월~11월에 1만5584건의 연관검색어와 2만3217건의 자동완성검색어를 삭제했다.

네이버가 삭제한 연관검색어와 자동완성검색어 중에는 국정농단 관련 키워드도 상당수 포함돼있다. 네이버는 김동선 씨의 요청에 따라 '김동선 정유라 마장마술'이라는 연관 검색어를 삭제했다.

검증위는 "김동선-정유라 마장마술 같은 연관검색어나 고영태가 설립한 가방회사인 빌로밀로와 이 회사와 관련있는 것으로 알려진 리누이 관련 검색어를 제외처리한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또 '박근혜 7시간 시술' 등의 검색어를 '루머성 검색어'로 보고, 삭제 사유를 '기타'로 분류해 자체 판단에 따라 삭제했다. 다만 네이버는 '박근혜 세월호 7시간', '박근혜 보톡스'나 '박근혜 주사' 등의 검색어는 언론보도가 확인돼 제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KISO 검증위는 "'박근혜 이들 검색어는 명백히 루머성 검색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으므로, 삭제가 타당하다고 해도 '기타'가 아니라 '명예훼손'으로 분류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검색어와 관련된 사실이 언론보도에서 확인되지 않을 경우 루머성 검색어로 판단해 제외하고 있다"며 "'기타'로 분류해 제외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수 있으므로 향후 유사 사안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로서 '개인정보 노출'로 분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네이버는 최순실 일가와 관련있다고 보도된 연예인 키워드를 실시간 검색어에서 모두 제외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익명으로 보도된 내용임에도 검색 결과에 실명이 포함돼있어 '실시간 검색어 제외 기준'에 따라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KISO 검증위는 "국정농단 사태가 폭로된 시점에서 최순실 일가와 관련있다고 보도된 연예인 관련 검색어를 공적 관심사로 볼 수도 있으므로 연예인 루머성 키워드로 분류해 제외시키는 것이 적절한 지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증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의 검색어 제외 처리 조치가 좀 더 엄격해져야 한다고 평가했다. KISO 검증위는 "네이버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검색어 등 특정 이슈 관련 검색어의 경우 일부 적절하지 않게 제외 처리한 경우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올바른 처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네이버가 쟁점이 되는 검색어에 대해 과거보다 조금 더 쉽게 삭제를 결정하고 있으며, 조금 더 엄격하게 제외처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네이버는 국내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기업 중 유일하게 연관검색어, 자동완성검색어 및 실시간급상승검색어 서비스들의 투명성과 조치의 적절성에 대해 외부 검증위원회의 검증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KISO정책위원회와 검색어 검증위원회의 심의 결정 및 검증,제안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기준과 투명한 운영을 마련해 신뢰받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