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아이고 무섭다. 빨리 뛰어가자”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종로5가역 역사를 지나던 시민 두 명이 걸음을 재촉했다. 종로5가역의 뒤틀린 천장이 금방이라도 내려앉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역을 찾은 다른 시민들 역시 군데군데 내려앉은 천장을 흘끗흘끗 보며 재빨리 발걸음을 옮겼다.
역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오래된 천장을 보며 안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지하철 1호선을 방문한 한모(62)씨는 천장을 보며 “흉측하다”며 “보기에만 안 좋은 게 아니라 분명 안전상 문제도 있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역을 찾은 김모(45)씨 역시 “제천화재가 일어난 뒤엔 건물에 들어갈 때마다 유심히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며 “천장 사이사이로 전선들이 보이는 것 같은데 화재 시 취약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매서운 한파가 몰아닥친 지난해 12월14일엔 역사 천장에 고드름이 매달리기도 했다. 천장에서 외부와의 온도 차이로 생긴 물 등이 모여 벌어진 패널 사이로 흘렀고, 이 물이 강추위에 얼어 붙은 것이었다. 또 흘러내리는 물을 받기 위해 역사 내부엔 양동이가 놓이기도 했다.
역사 내에서 10년 가까이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겨울이면 한번씩 있는 일”이라며 “여름에도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거나 할 때면 천장에서 물이 새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 두해 일어나는 일도 아닌데 왜 이렇게 안 고쳐지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매년 천장에서 물이 새는 등 누전으로 인한 화재 발생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져 가고 있지만 10년째 예산상의 이유로 천장 개·보수는 이뤄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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