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세트 테이프의 극적 부활…5년새 판매량 최고치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덕분
주인공 스타로드, 우주서 카세트 음악 즐겨
2017년 미국서 17만4000개 팔려

영화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에 등장하는 카세트테이프.

은하계(Galaxy)의 수호자(Guardian)가 구시대의 테크놀로지도 지켜냈다. 카세트테이프 판매량이 늘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헐리우드 영화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Guardians of the Galaxy)' 덕분이다. 영화 속 주인공 피터 퀼(자칭 '스타로드')은, 첨단우주선을 타고 시공간을 넘나들면서도, 정작 음악은 카세트 테이프로 즐기는 캐릭터다.

6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닐슨 미디어 리서치(Nielsen Media Research)는 2017년 미국 음원시장 보고서를 내고 "2017년 카세트테이프의 판매가 급증해 2012년 이후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카세트테이프는 2016년 12만9000개가 팔리면서 전년대비 매출이 74% 급증한 바 있다. 2017년에는 더 늘었다. 17만4000개가 팔렸고, 이는 전년대비 35% 늘었다. 닐슨은 "음원시장이 스트리밍으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카세트테이프라는 물리적 미디어의 판매량 증가는 특이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가디언즈오브더갤럭시'의 영향이다. 이 영화는 2014년 1편을 개봉한 바 있다. 1편 개봉 이후에도 카세트테이프 판매량이 소폭 증가했지만, 2편 개봉으로 그 수치가 더욱 늘었다.

빌보드는 "가디언즈오브갤럭시에 등장하는 4개의 사운드트랙이 2017년 카세트 판매량의 증가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전체 판매량의 22%를 차지했다. 빌보드가 공개한 2017년 카세트테이프 앨범 판매량 톱10에서, 1위부터 4위까지가 모두 가디언즈오브갤럭시 관련 앨범이다. 유명 가수 에미넴, 카니예 웨스트, 너바나 등을 앞질렀다.

2017년 미국시장 카세트 테이프 앨범 판매량 톱10. 1위~4위가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관련 앨범이다.

다만 카세트 테이프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테세트 테이프는 콤팩트디스크(CD)의 등장으로 사양길에 접어든 뒤, 사실상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MP3가 등장하면서 CD도 사라졌다. 현재 음원시장은 스트리밍(실시간 전송)이 지배하고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