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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發 쇼크…외식물가 대란 "가짓수 줄였는데 가격은 되레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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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쇼크에 따른 인건비 상승 감당안돼
외식·프랜차이즈업계, 가맹점 가격인상 요구 빗발쳐
버거 대란·동네 식당도 일찌감치 '고육지책' 가격인상

이성기(오른쪽 네 번째) 고용노동부 차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 TF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이성기(오른쪽 네 번째) 고용노동부 차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 TF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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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동네 식당은 물론 외식 프랜차이즈전문점 등 곳곳에서 가격인상이 이뤄지는 등 서민물가가 크게 오르는데, 임금증가율은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해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무술년 새해가 밝았지만, 희망이 샘솟기는 커녕 들썩거리는 물가 대란에 서민들의 불만만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 중구에 유명 도가니전문점은 최근 대표 메뉴인 도가니찜의 도가니 양을 확 줄였다. 갑자기 줄어든 양 때문에 여기 저기서 1~2인분을 추가로 주문하는 테이블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사장 A씨는 "최저임금이 오르고 재료값도 만만치않아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끊길 것 같아 대신 양을 줄였다"며 "자주 오는 단골들의 경우 왜 이렇게 인심이 박해졌냐고 항의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식당의 도가니찜은 1인분에 1만8000원이다.
종로의 한 분식집은 최근 반찬 가짓수를 6가지에서 3가지로 줄이고, 가격도 올렸다.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좋기로 입소문난 집이었지만 최저임금 여파로 고심하다 메뉴수를 줄이고,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 인상도 단행한 것. 이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테이블 회전이 빨라 종업원이 많이 필요한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당장 매출부터가 줄게 생겼다"면서 "가뜩이나 불경기에 장사도 안되는데 갈수록 태산"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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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역풍이 현실화되고 있다. 영세중소기업들은 존립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고 아르바이트 직원 비중이 높은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외식업체, 식당들은 당장 늘어난 인건비 부담에 직원수를 줄이거나 가격을 올리고 있다.

외식가는 가격인상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한식 프랜차이즈 놀부부대찌개와 신선설농탕은 일찌감치 가격을 인상했다. 놀부부대찌개는 대표 메뉴인 놀부부대찌개 가격을 7500원에서 7900원으로 인상하는 등 전체 찌개류 가격을 평균 5.3% 올렸다. 신선설농탕도 대표 메뉴인 설농탕을 비롯해 전체 메뉴 가격을 약 14% 인상했다. 신선설농탕은 대표 메뉴인 설농탕 가격을 기존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순사골국ㆍ만두설농탕 등은 각각 1000원씩 올라 9000원에 판매한다.

동네 식당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영등포에서 설렁탕집을 운영하는 K씨는 "식재료 비용 등 물가가 너무 많이 오르고, 인건비 부담에 임대료도 치솟아 4년만에 어쩔수 없이 1월1일부로 가격을 올렸다"며 양해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햄버거 가격도 들썩거리고 있다. 일찌감치 가격인상 총대를 멘 롯데리아를 중심으로 KFC가 가격을 올린 가운데 이어 모스버거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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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버거 측은 "품질유지 및 향상,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단품 5종 가격을 인상했다"며 "대신 인기 세트메뉴 3종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도록 가격을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리아는 지난해 11월 불고기버거 100원, 새우버거 200원을 인상하는 등 버거와 디저트, 음료 가격을 최대 5.9% 올렸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인건비와 유류비, 매장 임차료 상승 등으로 가맹점에서 가격 인상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며 “판매가 조정은 2년9개월 만으로, 늘어나는 운영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KFC는 지난해 12월29일부터 치킨과 햄버거, 사이드 등 24개 메뉴에 대한 가격을 평균 약 5.9% 올렸다. 핫크리스피치킨과 오리지널치킨 1조각은 2200원에서 2300원으로, 징거버거는 4000원에서 4300원으로 올랐다. KFC는 지난해 6월에도 햄버거와 치킨 등 일부 메뉴에 대해 최소 400원에서 최대 900원, 햄버거 세트 가격도 400원~500원 올린바 있다.

5년마다 가격을 인상해 온 맥도날드도 곧 가격 인상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맥도날드는 이미 배달서비스인 ‘딜리버리’의 최소 가격은 8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린 상황. 맥도날드는 지난해 1월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1.4% 올렸고, 버거킹도 지난해 2월 총 8개 메뉴에 대해 100~300원씩 가격을 올린 바 있다.
기사와는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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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다른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의 가격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은 점주에게 부담이며 가맹본사에 가격인상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며 "프랜차이즈 본사도 수익성 악화 등을 고려해 가격인상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외식 물가 불안정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건비에 민감한 외식업종의 특성상 물가상승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가격인상 이외에는 묘수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0월 ‘2018 한국 경제 7대 이슈’ 보고서에서 “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가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전가되는 경우 물가 상승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의 가격 전가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과 물가안정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노동연구원도 2015년 보고서에서 최저임금을 10% 인상하면 전체 소비자 물가가 연간 0.2∼0.4% 인상된다고 예측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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