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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수능은 끝나도 지진이 끝난 게 아니잖아요"…근심 속 예비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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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수능 예비소집에 참석한 경북 포항 유성여고 학생들이 학교 식당에서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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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만 불어도 지진 걱정" 수험표 받기 전 지진 교육
예비 소집 앞둔 낮 12시41분께 2.5 규모 여진…총 62차례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포항=김민영 기자] "지난주 예비소집 때 강당 바닥이 파도풀처럼 울렁울렁 거렸어요. 운동화도 신지 못하고 뛰쳐나왔는데 이젠 바람만 불어도 지진인가 하는 걱정이 들어요".
고3 수험생 박수지(18)양은 대학 수학능력시험 예비소집이 있는 22일 오전 수업 때도 책상 밑으로 들어가는 지진 대비 훈련을 했다.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 이후 반복되는 여진은 학생들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 놨다.

이날 오후 예비소집 장소인 경북 포항시 유성여고에서 만난 여학생들은 낙엽 굴러가는 소리에도 깔깔 거리는 천상 여고생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하루 앞으로 다가온 시험 걱정에 지진 공포까지 겹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학교에서 만난 이채영(18)양은 "큰 소리만 들려도 지진인가 하는 걱정이 든다"며 "수능이 끝나도 지진이 끝난 게 아니니까 불안함은 계속된다"고 했다.
지난 15일 오후 예비소집을 진행하던 중 발생한 지진으로 이 학교에서도 강당 천장 콘크리트가 떨어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운동화를 벗고 강당에 들어간 학생들은 미처 신발을 챙겨신지도 못하고 허겁지겁 바깥으로 뛰쳐나왔다.

이날 예비 소집은 강당이 아닌 학교 운동장 바로 앞 식당에서 진행했다. 혹시 모를 여진 상황에 대비해 신발을 신은 채 바로 운동장으로 뛰쳐 나올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치다.

수능 시험 연기로 일주일 만에 다시 진행된 이날 예비소집에서는 전에 없던 광경이 펼쳐졌다.

"시험 중 지진이 나면 감독관의 지시 따르면 되는데 여러분 멘탈이 붕괴돼서 혼자 소리 지르며 밖으로 나가면 안돼요. 감독관이 '책상 밑으로 가라'고 하면 그대로 하고 '나와서 시험 치세요'하면 지시에 따르세요. 혼자 '아아아~' 그러면서 나가면 절대 안돼요."

수능 주의사항을 안내하는 선생님의 말에 학생들은 웃었지만 웃을 일만도 아니었다.
수험생 최은지(18)양은 "대지진이 온다는 소문이 돌기도 한다"며 "자연재해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 북구 흥해읍의 한 아파트가 지진 피해를 입어 출입이 통제됐다.[사진=김민영 기자]

▲경북 포항 북구 흥해읍의 한 아파트가 지진 피해를 입어 출입이 통제됐다.[사진=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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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예비소집에서도 간단한 지진 대응 교육이 이뤄졌다. 학생들 손에는 '수능 지진 대처 단계별 행동 요령(수험생용)'이라는 한 장 짜리 유인물이 들려졌다.

수능 시험을 하루 앞둔 이날 낮에도 또 한 차례 여진이 발생했다. 22일 여진은 낮 12시41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북서쪽 6㎞ 지역에서 발생했다. 규모는 진도 2.5로 전날 오전 9시53분께 규모 2.4의 여진이 발생한 지 하루 만이다. 진앙지는 북위 36.10도, 동경 129.35도 지점으로 발생 깊이는 8㎞다.

포항지역에는 15일 오후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이후 오늘까지 총 62차례에 걸쳐 여진이 발생했다.

경북도교육청은 포항 수능 시험장 12곳에 지진계를 설치해 운용하기로 했다. 지진계는 지진이 생기면 건물 흔들림 등을 감지해 그래프와 수치로 규모 등을 표시하는 장치다. 수능 시험 현장 감독관들은 지진계를 보고 임시 상황에 대처하게 된다.

한편, 경찰청은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 수능 시험장 12곳 내부에 경찰관 2명씩 추가로 배치해 수험생 안전과 시험장 질서 유지에 대응하기로 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포항=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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