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경찰이 인사규정을 바꿔 뇌물수수·성범죄 등 비위를 저지른 경찰관들을 지구대·파출소에서 쉽게 근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월 이후 감봉 이상 징계를 받은 현직 경찰관 960명 중 611명(63.6%)이 민생치안의 최일선인 지구대·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올해 4월 부산청 소속 A 경장은 노래방에서 여성을 강제추행했다가 강등 징계를 받았으나 현재 지구대·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또 지난 2월 술을 마시고 택시기사를 폭행해 감봉 징계를 받은 부산청 소속 B 경사, 지난 3월 마트에서 30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치다 적발돼 강등된 서울청 소속 C 경사 등도 모두 지구대·파출소에서 현장 근무 중이다.
이는 지난해 8월 ‘경찰공무원 인사운영 규칙’이 개정된 데 따른 것이라고 진 의원은 지적했다. 당초 규칙은 금품수수나 음주운전, 성비위 등으로 감봉 이상 징계를 받고 3년이 지나지 않은 경찰공무원은 지역 경찰관서에 배치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었다. 지구대·파출소가 최일선 치안 현장임을 감안해 비위 경찰관을 민생현장에서 배제, 치안 서비스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겠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러나 규칙 개정을 통해 ‘필수 배제’가 ‘가급적 금지’로 바뀜에 따라 비위 경찰관의 지역 근무가 가능해졌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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