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도 면에서는 이정후가 낫지만 전체적인 타격 능력은 강백호가 낫다." (서울 모 프로구단 A 스카우트).
강백호는 올시즌 이정후(19·넥센)가 일으킨 고졸 신인 돌풍을 이어갈 재목으로 꼽힌다. 이정후는 2007년 임태훈(29·전 두산) 이후 10년 만에 고졸 신인왕을 차지할 것이 확실시 된다. 강백호 역시 신인왕에 도전해볼 자질을 갖추고 있다. A 스카우트는 "강백호가 내년 시즌 풀타임을 뛰면 홈런을 스무 개 가까이 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역대 고졸 신인 데뷔 첫해 최다 홈런은 1994년 김재현(당시 LG)이 기록한 스물한 개다.
강백호가 7일(현지시간) 캐나다 선더베이에서 열린 제28회 세계청소년야구 선수권대회 쿠바와 슈퍼라운드 1차전에 4번 지명타자로 나서 5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을 터트렸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정후와 강백호는 '베이징 키즈'다. 이들은 열 살 무렵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과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을 TV로 지켜봤다. 한국 야구가 세계 최강이라는 자부심을 안고 야구를 시작했다. 이 무렵 초등학교에서 야구를 하겠다는 아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A 스카우트는 "당시 야구를 하겠다는 아이들이 두 세배 늘었다. 초등학교에서 다 받아주지 못하자 리틀 야구단이 크게 늘면서 붐이 일었다"고 했다.
지난해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제11회 18세 이하(U-18) 아시아야구연맹(BFA) 야구선수권대회에 대표팀에 뽑혀 출전했다. 당시 대회를 같이 뛴 이정후는 "강백호가 홈런 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고등학교 선수 수준이 아니다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kt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 강백호가 많은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내년 활약을 기대케 하는 부분이다. 강백호는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23·니혼햄)처럼 투구와 타격에 모두 재능이 있다. 김진욱 감독은 일단 투수와 타자 양쪽으로 다 기용해 보겠다고 했다. 다만 어느 한 쪽을 빨리 선택하기 위해서라고 못박았다.
김 감독은 "강백호가 고등학교에서는 투타 모두 톱클래스였다. 프로에서는 두 개 다 이겨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타자 쪽이 좀 더 매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타자를 한다면 장기적으로 나성범(28·NC)을 목표로 잡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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