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안정·가계부채 잡는 'LTVㆍDTI' 강화 첫 부동산대책 가능성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부동산 시장 분위기 좋다'는 말은 최근 업계에선 암묵적인 금기어다.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으로 위축됐던 매수심리가 최근 살아나긴 했다. 하지만 이 점이 부각되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부동산 업계 관계자)
1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거래동향 지수는 지난달 29일 59.7로 문 대통령 취임 전인 같은 달 8일 56.8보다 5.11% 상승했다. 특히 서울은 같은 기간 48.3에서 58.8로 21.74% 뛰었다. 반면 올 들어 지난달 8일까지 거래동향은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이 기간 전국은 5.33%, 서울은 3.98% 낮아졌다. 매매수급동향도 마찬가지다. 서울은 지난달 8일 99.1에서 같은 달 29일 105.5로 6.56% 높아졌다. 문 대통령 취임 전후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그만큼 부동산 추가 규제 카드의 등장도 임박해진 셈이다.
당장 문재인 정부가 꺼내들 수 있는 카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조치다. 부동산시장 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다시 늘어나고 있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선 LTVㆍDTI를 포함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전ㆍ월세 상한제 계약 갱신청구권, 보유세 등 가능한 규제가 임기 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중에서도 LTVㆍDTI 강화가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집단대출에 대한 DTI 적용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집단대출에도 DTI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업계의 반발에 집단대출의 경우도 처음부터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도록 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데 그쳤다. 올해 말로 적용 유예 기간이 끝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카드는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카드다. 부동산 과열 진원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 재건축시장을 잡을 수 있는 만큼 업계에선 추가 유예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론 전월세 상한제ㆍ계약갱신청구권과 보유세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등장한 각종 규제로 부동산시장은 이미 실수요자 중심으로 개편됐다"며 "입주물량도 지속 증가하는 상황이므로 추가적인 정부의 규제가 부동산시장의 경착륙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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