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로 시작해서 일자리로 완성된다'는 문재인 정부의 모토와는 달리 새 정부가 출범한지 한 달이 되가지만 일자리위원회의 성적은 평균 이하다. 우선 급하게 꾸려진 조직의 단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위원장인 대통령과 부위원장을 제외한 일자리위의 직원은 모두 18명.
그러나 한달이 지난 지금 기획단은 보이지 않는다. 이용섭 부위원장 혼자 일하는 조직으로 비춰질 정도다. 그러다보니 잡음도 적지 않다.
김영배 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이 지난달 25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기업들이 매우 힘든 지경"이라는 발언을 한 이후 문 대통령과 여당의 공개적인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 수습에 나선 이 부위원장이 박병원 경총 회장을 만나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의견은 밖에서 말하지 말고 본격적으로 가동될 일자리위원회 안에 전달해 달라"고 했다는 발언이 전해지면서 정부와 재계의 극한대립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정부 정책기조에 맞춰 정규직 전환을 발표하는 기업도 있지만 "경영악화가 불가피하다"며 반발하는 기업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기업들의 반발을 부드럽게 무마시켜가는 정치적, 정책적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일자리기획단의 역할이겠지만 아직까지는 조직을 추스리는데 급급한 상황이다.
일자리위원회 관계자는 "솔직히 모든 현안을 파악하고 제대로 대응해나갈 수 있는 사람은 이용섭 부위원장 한 분 정도일 것"이라면서 "민간 전문가 7명을 채용하는 과정이니 만큼 조금만 더 믿고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일자리위가 '일자리 100일 계획'을 발표하면서 쫓기 듯 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임기 초반에 강력하게 밀어 붙이는 것은 좋지만 급히 먹는 밥이 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용섭 부위원장이 모든 국정시스템과 정책 수단을 100일 이내에 일자리 중심으로 재설계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을 보고 솔직히 놀랐다"면서 "임기 초반에 로드맵에 따라 차근히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100일의 기한을 딱 정해놓고 채찍을 휘두르는 듯한 느낌이어서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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