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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4천들여 개발한 '경기천년체' 예산낭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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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경기도가 1억4000만원을 들여 개발한 '경기천년체'에 대해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글꼴을 다운받지 않을 경우 다른 기관이나 도민들이 '경기천년체'를 사용할 수 없는데다, 홍보 효과 또한 크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4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달 27일 폰트디자인 전문업체인 ㈜타이포랩와 공동으로 개발한 경기도 전용서체 '경기천년체'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경기천년체는 도가 2018년 경기정명(定名) 1000년을 기념하고 경기도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상징화하기 위해 1억4000만원을 투입해 제작한 경기도형 글꼴이다. 완성형 국문 2350자, 조합형 국문 8822자 등 총 1만1172자의 국문과 영문 94자, KS약물 986자로 구성됐다.

경기도가 1억4000만원을 들여 제작한 글꼴 '경기천년체'

경기도가 1억4000만원을 들여 제작한 글꼴 '경기천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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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기천년체의 경우 다운로드용 글꼴로, 다운로드 받은 사용자의 컴퓨터에서만 인식이 가능해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문서작성을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한글'이나 'MS워드' 등 프로그램에서도 다운받지 않을 경우 경기천년체 인식이 안 된다.

경기도청 공무원들이 '경기천년체'로 문서를 작성해도 다른 기관의 컴퓨터에서 해당 문서의 글자가 '궁서체'나 '고딕체'로 보이는 이유다.
특히 경기천년체와 기존 고딕체ㆍ굴림체 등이 크기, 간격 등에서 제각각이어서 당초 작성자가 의도한 문서편집까지 달라져 도청 공무원들조차 외부에 전송하는 문서 작성에도 경기천년체 사용을 꺼리고 있다.

도 관계자는 "경기천년체는 한글이나 MS워드 등 문서작성 프로그램에서 기본 제공되는 글꼴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자가 직접 다운받지 않는 한 인식할 수 없다"며 "경기천년체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많은 사람이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경기천년체가 기존 경기도 캐릭터 '효행이'와 가수 윤도현이 부른 경기도 대표노래 '난 여기에 있네' 등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용도폐기된 홍보콘텐츠 전례를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선 22대 정조대왕의 어린시절을 모티브로 삼은 마스코트 '효행이'는 활용되지 않은 채 방치되다 올 초 경기도 상징물에서 제외됐다.

김문수 전임 도지사 시절인 2011년 2억5000만원을 들여 제작한 경기도 대표노래 '난 여기에 있네' 역시 당시 도청을 포함한 공공기관 직원들의 통화연결음으로 사용됐으나, 도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제작 6개월 만에 용도 폐기됐다.

수원에 사는 한 시민은 "경기도를 상징하는 서체를 개발한다고 해서 반신반의했는데, 1억4000만원이나 들인 서체를 다운받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고, 서민들의 피와 땀인 혈세 낭비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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