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기준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대출 2667억…시중은행 대출 조이자 기업은행 문 두드려
20일 기업은행이 국회 정무위 소속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매출비중 30% 이상) 116곳에 대한 대출 잔액은 총 2667억원이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3월(1768억원)보다 약 51%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협력업체 수는 110여개로 비슷한 규모였다.
이처럼 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여신이 최근 1년새 큰 폭으로 늘어난 이유는 시중은행에서 대출한도가 막히거나 만기 연장에 어려움을 겪은 중소 협력사들이 기업은행으로 몰려와 문을 두드렸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채무재조정에 성공하면서 급한 불은 끈 상황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협력사 여신에 대한 리스크관리가 강화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대출을 조였다. 일부 은행은 아예 관련 대출 취급을 중지하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조선업황 경기가 악화된 것은 이미 수 년 전부터 감지됐던 일"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은 물론이고 협력사 여신 자체를 꾸준히 줄여왔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이 P플랜(사전회생계획제도) 문턱까지 내몰리면서 유동성 위기에 따른 협력사 줄도산 우려가 커졌지만, 극적 회생하면서 기업은행도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기업은행 여신운영그룹 고위 관계자는 "원청업체에 대한 매출비중 30% 이상 협력사에 대해서는 지난해부터 특별 관리를 해오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를 잘 넘기면 경영환경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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