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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애인이 저지른 여성 범죄는 '사소한 사랑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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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남성에 의한 여성 살해 피해자 최소 82명
-피해 여성의 자녀·부모 등 주변인 피해 최소 51명

제공=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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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아내가 시댁에 가지 않아서', '자신보다 늦게 귀가해서', 상추를 봉지채로 상에 놓아서', '전화를 받지 않아서'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이 여성에게 폭력을 저지른 뒤 말한 진술들이다.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이란 남편이나 애인 등을 뜻한다. 진술을 토대로 볼 때 상습적이고 지극히 계획적이었던 본인들의 폭력 행위를 '사랑'이나 '생활고'에 따른 것으로 미화했다. '홧김에',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한 행동이라고 축소 진술하기도 했다.
18일 한국여성의전화에 따르면 지난해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 살해 피해자는 최소 82명으로 추정된다. 살인미수로 살아남는 여성은 최소 105명에 달했다. 피해 여성의 자녀나 부모, 친구 등 주변인이 중상을 입거나 생명을 잃는 경우도 최소 51명에 달했다. 이 같은 결과는 언론에 보도된 살인사건만 분석한 결과로 실제로는 더 많은 것으로 예상된다.

가해자가 진술하는 범행동기 따른 피해자 현황을 살펴보면, 피해 여성이 이혼이나 결별을 요구하거나 가해자의 재결합 및 만남 요구를 거부한 경우가 63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툼 중에 우발적으로 발생한 경우가 59명, 다른 남자를 만나거나 만났다고 의심했을 때가 22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폭력행위 고소에 대한 보복으로 범행이 일어난 경우도 7명이었다.

여성들이 경험하는 폭력은 대부분 매우 친밀하고 일상적인 관계와 공간에서 발생한다.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 살해 사건은 대부분 피해자의 자택이나 근무지에서 발생하며, 무단침입과 방화, 차량충돌, 인질 관련 범행을 동반한다. 이에 따라 사건 현장에 피해 여성과 함께 있는 주변인들은 범행을 목격하거나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살해되거나 중한 상해를 입는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 재산상의 피해 등 간접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지난해 한국여성의전화 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로 접수된 초기상담 2107건 중 가정폭력상담이 26.7%, 데이트폭력상담이 25.4%를 차지했다. 가정폭력 상담의 79.6%가 과거 또는 현재 배우자에 의한 폭력 피해 상담이었다.

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는 "여성폭력 범죄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면서 "제대로 된 통계시스템을 구축하고 여성폭력근절기본법(가칭) 등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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