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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이코노미 시대의 식탁]가정간편식 식탁점령 사건

최종수정 2016.12.06 11:03 기사입력 2016.12.0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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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늘어나며 혼밥의 대중화
'더 편하게 더 맛있게 더 저렴하게' 집밥 완벽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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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1980년대 후반을 다룬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는 온 가족이 밥상에 둘러앉아 식사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아버지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린 후, 온식구가 한상에서 밥을 먹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 하는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았던 사람에게 공감대와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같은 식문화는 바뀌고 있다. 이제 혼밥(혼자먹는 밥)이 사회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혼밥의 일상화로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시장이 가정간편식(HMR)이다. 1인 가구와 맞벌이 증가라는 사회 구조적인 변화로 직접 요리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편리하게 한끼 식사를 해결하려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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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먹는 것이 편하다=HMR은 'Home Meal Replacement'의 약자로, 가정 간편식 혹은 기존 가정식에 대한 대체식품이다. 국내 HMR 시장은 2000년대 초반 형성됐다. 하지만 국과 탕을 선호하는 한국 고유의 식문화와 가공 기술 부족, HMR 제품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인해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하지만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와 여성의 경제참여율 증가 등 사회 구조적인 변화와 이에 따른 식생활의 외부화, 공급자의 적극적인 시장 확대 전략으로 HMR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HMR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1인 가구 증가가 중심에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인가구의 비율은 27.2%로 집계됐다. 5년 전 조사에서 1인 가구의 비율은 23.9%였다. 5년 동안 1인 가구는 99만 가구 늘어났다.
1990년부터 2005년까지 조사에서는 4인 가구가 가구 유형 중 가장 비중이 컸다. 그러나 2010년 조사에서는 2인가구가 24.6%를 기록하며 가장 주된 가구 유형이 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1인 가구가 2인 가구(26.1%)를 앞질렀다.

한슬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20년 후에는 전체가구의 3분의1 이상이 1인 가구인 것"이라며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경제활동에 1인가구가 미치는 영향 역시 증가하고 있고 이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솔로이코노미, 싱글슈머, 혼밥족, 편도족, 알봉족, 네오 싱글족 등 신조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예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한 부부라고 하더라도 자녀를 갖지 않는 부부(딩크족)가 늘면서 1인가구와 함께 2인가구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식사 준비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맞벌이 가구 비중도 점차 증가하면서 향후 HMR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들은 자기 자신이나 누군가를 위해 직접 요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기도 어렵고, 그럴 필요성 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시간 걸리는 설렁탕도 5분 뚝딱 한 끼 해결
지난해 시장규모 2조원 5년새 2배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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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증가하는 HMR시장=1970년대 3분카레로 시작된 HMR이 이제 단순한 인스턴트 식품을 넘어 집밥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의 HMR시장은 성장 초기단계다.

농식품유통교육원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은 2010년 7700억원, 2012년 9529억원, 2014년 1조 3000억원, 지난해 1조 7000억~2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불과 5년 사이에 시장규모가 두 배 이상 커진 것이다. 하지만 3528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시장규모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소비량도 적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1인당 HMR 소비량은 한국의 경우 15.8달러로 영국 52.9달러, 스웨덴 52.8달러, 미국 48.7달러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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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준 삼성증권연구원은 "인당 국내총생산(GDP)과 인당 HMR소비 금액을 비교해 보면 한국의 HMR 시장규모가 소득 수준에 비해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며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보관이 용이하고, 조리가 간편한 냉동식품이나 간편 조리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최근 6년 간 한국의 가공식품 시장규모 성장률은 1.8%로 일본의 0.1%보다 1.7%p 가량 높은 수준이다. 품목당 인당 소비량은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인의 HMR 관련 제품 소비량은 일본인의 약 30분의1 수준으로 향후성장 잠재력이 높은 품목으로 추정된다.

이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및 일본사례와 비교하면 국내 HMR 시장이 이제 갓 걸음마를 뗀 단계여서 향후 HMR은 소비의 커다란 주축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소득수준 향상, 라이프스타일의 서구화, 1인가구 및 맞벌이 가구의 증가, 가구당 평균 구성원 감소, 노령화 사회라는 한국 사회의 단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HMR에 대한 소비는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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