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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만, 혁신·속도 중시하는 문화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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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조원 규모 빅딜 결단한 디네쉬 팔리월 하만CEO 방한

삼성 사업장 둘러보고 이재용 부회장 만나 시너지 창출방안 공유

"삼성-하만, 혁신·속도 중시하는 문화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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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하만은 전장사업 시스템에 대한 지식이나 고객사,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삼성은 정보기술(IT), 디스플레이, 통신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의 강점을 합치면 스마트 자동차에 대한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007년부터 하만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맡아온 디네쉬 팔리월 회장이 지난 주말 방한해 21일 삼성그룹을 찾았다. 삼성이 하만을 약 9조원에 인수하기로 발표한 지 일주일만이다. 인수작업이 종료되지 않은 시점인데도 피인수 기업 CEO가 인수기업을 찾은 것은 이례적인 행보다. 팔리월 회장은 이날 오전 삼성전자 의 사업장을 찾아 디스플레이, 5G(세대) 통신기술 등을 살펴보고 사장단과 만남을 가졌다. 오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회동했다. 양사의 합병을 통해 만들어 낼 시너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리월 회장은 이번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는 2007년 창업주인 시드니 하만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낙점한 후계자다. 이후 창업주가 2011년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회사를 이끌면서 창업주의 철학을 실천했다. 팔리월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용기를 가지고 일하는 열정적인 사람"이라고 하만을 평가하기도 했다.

팔리월 회장이 CEO를 맡을 당시 하만은 고비용 구조와 주요 제품이 프리미엄 시장에 쏠려 있는 상태였다. 이 때문에 팔리월 회장은 설계 단순화 작업 등을 통해 제조 원가를 대폭 낮췄다. 다만 세계적으로 브랜드 가치가 있는 하만의 명성에 흠이 가지 않도록 품질은 유지하는데 중점을 뒀다. 이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 매출을 높이는 기반이 됐다. 구조조정을 통해 경직된 조직을 유연하게 바꿔 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데도 힘썼다. 그 결과 10년 만에 하만의 매출과 주가는 두배 가량 뛰었다. 2010년 회계연도 당시 34억달러 수준이던 매출은 2016년 회계연도 기준 69억달러까지 증가했다.
하만의 미래 먹거리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여러 안들 중 '스마트카'와 관련 솔루션들이 낙점됐다. 전체 매출 중 65% 가량이 자동차 관련 매출이기 때문이다. 하만이 전통적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완성차 고객들에게 스마트카 부품과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면 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런 결정을 내린 후 팔리월 회장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적극 영입하며 연구개발에 힘썼다. 현재 하만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9000여명에 달한다. 그러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IT 역량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져왔고, 그 결과 이번에 삼성전자와 손을 잡은 것이다. 결국 전장사업에 관심이 있지만 노하우와 고객사 확보가 어려운 삼성, IT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하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세계적인 인수합병(M&A)이 성사된 셈이다.

삼성과의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팔리월 회장은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과 함께 전 세계 고객들을 만나고 있다. 하만이 오랜 신뢰를 쌓아온 완성차 업체들을 삼성 측과 함께 만남으로써 고객사에 신뢰를 주겠다는 뜻이다. 이후에는 삼성의 디스플레이와 센서, 차량용 반도체, 부품, 오디오 등과 하만이 협업하는 방안에 대해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보안솔루션인 녹스(KNOX)와 하만이 갖고있는 이스라엘 보안업체의 기술을 융합하는 방안도 고민할 방침이다.

팔리월 회장은 "삼성과 하만 모두 혁신을 중요시하고, R&D(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기술을 시장에 빠르게 내놓는 속도를 갖춘 비슷한 문화를 갖고 있다"며 "두 회사의 강점을 통합해 빠른 시일내에 자동차 티어1(Tier1)으로 서는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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