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이미경 CJ 부회장 퇴진까지 종용한 청와대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VIP의 뜻, 물러나라" 핵심인사 녹취록 공개돼
"CJ, 현 정권에 미운털 박혔다" 사실로 드러나

이미경 CJ 부회장 퇴진까지 종용한 청와대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청와대 핵심인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종용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MBN 보도에 따르면 2013년 말 청와대 핵심 수석비서관이 CJ그룹 최고위 관계자에 전화를 걸어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조속한 퇴진을 강요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횡령·배임·탈세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된 동생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대신해 외삼촌인 손경식 CJ 회장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였다.

CJ는 그동안 이 회장과 같은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를 앓고 있던 이 부회장의 건강이 악화돼 미국으로 건너가 요양중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청와대의 퇴진 압박 내용을 담은 녹취 파일이 공개되면서 이 부회장이 한국에 오지 못한 채 미국에서 은둔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공개된 셈이다.
(왼쪽부터)2014년 1월21일(현지시간) 스위스 벨베데레 호텔에서 열린 '2014 한국의 밤(Korea Night)'행사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 박근혜 대통령, 존 넬슨 로이드 회장, 가수 싸이, 이미경 CJ 부회장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2014년 1월21일(현지시간) 스위스 벨베데레 호텔에서 열린 '2014 한국의 밤(Korea Night)'행사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 박근혜 대통령, 존 넬슨 로이드 회장, 가수 싸이, 이미경 CJ 부회장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녹취록에 따르면 청와대 핵심 수석은 "너무 늦으면 난리 난다"며 이 부회장의 조속한 퇴진을 강조했고 VIP(대통령)의 뜻이냐는 CJ그룹 최고위 관계자의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어 청와대 수석은 "수사까지 안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인데"라며 "저는 중간에서 확실하게 전달했다"고 협박성 발언도 했다.

CJ측 관계자가 거부의 뜻을 나타내자 청와대 수석은 7분여간 요구를 계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녹취록에는 청와대가 이 부회장의 퇴진을 종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을 통해 대기업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압박했다는 정황은 드러났지만 대기업 총수 일가의 경영권에도 직접 간섭한 정황이 포착된 것은 처음이다.

해당 청와대 수석은 2014년 여름 경질됐고 이 부회장도 같은해 10월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한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 부회장의 미국행으로 인해 당시 그룹 경영위원회를 발족해 회사의 주요 현안을 결정해 온 CJ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됐다.

자연적으로 손 회장과 이 부회장 등 친인척과 함께 당시 이채욱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현 CJ그룹 부회장), 이관훈 CJ 사장(현 CJ그룹 고문),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현 CJ제일제당 부회장) 등 전문경영인 3인으로 구성됐던 '그룹경영위원회'도 자취를 감추게 됐다.

당시 재계에서는 제44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이 부회장이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다보스포럼 개막에 앞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서 한류 및 한식문화의 우수함을 전 세계에 전파하며 박 대통령과 가수 싸이보다 관심을 집중 받았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또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관람하고 눈물을 흘린 영화 '광해'를 배급해 보수 세력으로부터 '종북 방송'이라는 비난을 받아 현 정권과의 관계가 껄끄럽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의 구속 이후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까지 종용한 정황이 드러나자 그간 'CJ가 현 정권에 미운 털이 박혔다'는 소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 어도어 이사회 물갈이…민희진은 대표직 유임 (상보) 김호중 검찰 송치…음주운전·범인도피교사 혐의 추가 [포토] 북한탄도미사일 발사

    #국내이슈

  • 트럼프 "나는 결백해…진짜 판결은 11월 대선에서" "버닝썬서 의식잃어…그날 DJ는 승리" 홍콩 인플루언서 충격고백 안개 때문에 열차-신호등 헷갈려…미국 테슬라차주 목숨 잃을 뻔

    #해외이슈

  • [포토]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현충일 [이미지 다이어리] '예스키즈존도 어린이에겐 울타리' [포토] 시트지로 가린 창문 속 노인의 외침 '지금의 나는 미래의 너다'

    #포토PICK

  • 베일 벗은 지프 전기차…왜고니어S 첫 공개 3년간 팔린 택시 10대 중 3대 전기차…현대차 "전용 플랫폼 효과" 현대차, 中·인도·인니 배터리 전략 다르게…UAM은 수소전지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심상찮은 '판의 경계'‥아이슬란드서 또 화산 폭발 [뉴스속 용어]한-UAE 'CEPA' 체결, FTA와 차이점은? [뉴스속 용어]'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속도내는 엔씨소프트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