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박근혜정부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딸 정유라씨가 다니던 학교의 교장과 교사 등에게 돈 봉투를 건네며 승마특기생으로서 '특별관리'해 줄 것을 부탁했고 문제가 생기자 교사에게 폭언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2012년 가을 교장을 찾아가 면담한 뒤 가방에서 봉투를 꺼냈고, 교장이 "왜 이러십니까"하며 거절하자 봉투를 다시 집어 넣었다. 그보다 앞서 5월 정씨의 경기가 열린 과천 승마경기장에서 만난 체육교사에게는 "식사를 함께 해야 하는데 바빠서 그러지 못한다"면서 봉투를 주려 했으나 교사가 그 자리에서 거절하고 받지 않았다.
정씨가 3학년 때는 담임교사를 만나 승마특기생으로 출석 처리를 부탁하고, 책상 위에 돈 봉투를 놓고 나갔으나 교사가 쫓아가 가방에 직접 넣어 돌려줬다.
하지만 정씨의 출결 처리 여부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학교 측이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에 출결사항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일부 '출석인정'을 '출석'으로 기재하는 실수는 있었지만, 모두 승마협회 공문 등 증빙자료를 제출해 '공결'로 처리됐고 졸업에 필요한 법정출석일수도 충족했다.
정씨는 이 학교 1학년에 재학중이던 2012년 전체 수업일수 194일 가운데 134일을 출석하고 질병으로 12일을 결석했다. 출석인정으로 처리된 날짜는 48일었다. 2학년 때는 출석일수가 149일, 질병 및 기타 결석 일수가 5일, 출석인정 일수는 41일었다. 3학년 때는 전체 수업일수 193일 가운데 질병으로 인한 결석이 3일, 출석인정 일수는 140일이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당시 교사들이 정씨가 고3 때 승마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되면서 대회참여와 훈련을 위해 공결 처리된 날짜가 늘었다고 설명했다"며 "하지만 정씨가 학교에 출석한 날에도 오전에는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훈련을 위해 조퇴를 한 날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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