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세일페스타 맞물려 인산인해
중국어 가이드 "요우커수 늘지만, 실제 소비는 줄어" 푸념도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국은 쇼핑 천국이네요"
개천절 연휴 둘째날인데다 비까지 내리면서 내국인이 자취를 감춘 서울 명동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접수했다. 특히 롯데면세점 본점은 국경절 연휴로 몰려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들로 9층 화장품 매장 입구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게리쏭 마유크림과 ‘견미리 팩트’로 알려진 애경의 에이지 20‘s, 메디힐 마스크팩 등 중국인들에게 인기있는 매장은 요우커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면세점과 연결된 롯데백화점에서 민관합동 코리아세일페스타와 맞물려 주방용품을 대폭 할인판매하면서 내국인이 몰린데다, 커다란 여행용 케리어를 밀고가는 관광객과 부족한 상품을 채우려는 커다란 박스까지 가세하니 면세점은 말 그대로 ’북새통‘이었다.
신규 면세점들도 요우커가 늘긴 했지만, 롯데보다는 한산했다. 지난 5월 개장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도 설화수와 후, 라네즈 등 화장품 매장이 요우커들로 붐볐다. 특히 ‘전지현 립스틱’으로 유명세를 탄 입생로랑 매장에는 계산대 앞에서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명품가방을 파는 구찌 매장 앞에서도 예닐곱 가량의 쇼핑객이 계속 대기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매장에는 요우커보다 내국인 손님이 더 눈에 띄었다. 8층부터 12층까지 면세점 곳곳에는 쇼핑을 마친 중국인들이 삼삼오오 대기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특히 12층 안내데스크에는 상품권을 교환하기 위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모여 있었다. 한국에서 3년째 관광가이드로 활동 중인 임동화(40·여)씨는 “롯데와 신라와 비교하면 신세계는 문을 연지 얼마 안돼 손님이 적을 수밖에 없다”면서 “매년 국경절 관광객수는 늘고 있지만 면세점 구매는 계속 줄고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중국인들은 이날 깐깐하게 상품을 고르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신세계면세점 한 마스크팩 매장에선 열 개 들이 마스크팩 2박스를 구입하면 1박스가 무료인 ‘2+1' 행사를 진행 중인데 한 요우커는 종류별 마스크팩의 효과와 가격을 꼼꼼하게 따져 물었다. 매장 직원은 “중국인들이 묻지마 쇼핑은 옛말”이라고 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중국인 관광객은 평소대비 10% 증가했다”면서 “본격적인 중국인은 3일부터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후 늦게 찾아간 여의도 한화갤러리아63 면세점은 쇼핑을 마친 중국인 단체관광들이 2대의 관광버스를 나눠타고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여유가 생겼다. 갤러리아63 면세점 직원은 “중국의 최대 휴일인 국경절인 만큼 중국 관광객들이 평소주말보다 훨씬 많아 바빴다”면서 “다음 주말까지 계속 중국 관광객이 늘어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중국 진저우에서 온 쓰청(23·여)씨는 “마스크팩과 한국 스프를 구입했다”면서 “내일은 남산을 오르고, 길거리 쇼핑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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