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초반 ‘반짝’ 인기를 누렸던 ISA가 난관에 봉착한 건 ‘논란 3종세트’ 때문이다. 불완전판매 논란부터 연이어 불거진 깡통계좌 논란, 최근 수익률 공시 오류 논란까지 벌어지며 ISA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판매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출시 직후 일었던 불완전판매 논란은 금융감독원의 ISA 판매실태 조사결과가 발표되면서 정점을 찍었다.
금감원은 지난 5월 말 기준 은행권 판매금액 중 투자성향분석을 하지 않고 가입한 고객이 29만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금액도 828억원에 이른다. 투자성향 등급을 초과해 가입한 고객도 2만명이 넘었다.
금융사들은 투자성향분석을 반드시 시행하는 등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불완전판매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깡통계좌’ 논란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7월 금융위원회는 6월 말 기준으로 가입계좌 중 80% 이상이 10만원 이하 계좌였다고 발표했다.
가입금액 1만원 이하의 계좌는 136만7000개로 전체 가입자의 57.8%를 차지했다. 1만~10만원을 넣어둔 계좌도 56만6000개로 23.9%였다. 10만원 이하의 가입자가 전체의 80% 이상이었던 것이다.
깡통계좌 논란은 은행에서 더 심각했다. 금투협이 판매현황을 공개하면서 은행원들은 실적 압박에 시달렸고, ISA 실적을 은행원의 업무 성과 지표인 핵심성과지표(KPI)에 넣으면서 가입경쟁이 불을 뿜었다는 지적이다. 현재는 ISA 실적이 KPI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적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공시오류 논란…“수익률 더 높아요”
고객이 맡긴 자금 100%를 은행이 알아서 굴리는 일임형 ISA 수익률 공시에서 오류가 발견된 건 ISA에 더 큰 상처를 입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6개 모델포트폴리오(MP)는 공시기준에 따른 수익률보다 높게 공시했고, 1개는 그보다 낮게 공시했다.
삼성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6개 증권사들도 수익률을 높거나 낮게 공시하는 오류를 범해 ISA 수익률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금융당국은 ISA 수익률 공시 전 금융사 내ㆍ외부 전문가가 수익률을 철저하게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도록 하는 등 수익률 오류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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