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여야 3당 대표 첫 회동…시작은 덕담 주고받아
옷 색상과 관계 없이 회동은 다소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정각에 이정현 새누리당,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기다리는 청와대 접견실에 들어서면서 "어서오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에게 "민생행보를 아주…"라고 말하며 웃었고 이 대표는 "오늘 새벽부터 돌았다"며 웃으며 답했다. 이 대표가 당대표 취임 이후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가리킨 것이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새로운 변화된 모습을 체감하도록 국민들께서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기념촬영 도중 카메라를 바라보며 "3당 대표들께서도 회동을 제의하셨고, 저도 국민들에게 약속을 드렸다"면서 이날 회동 성사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표는 "아마 5월에 원내대표님들과 약속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때 약속을 바로 실천해주셔서 기쁘고, 오늘 많이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분위기는 다소 화기애애했지만 박 대통령과 추 대표는 이날 의제에 대해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인해 긴장 상태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런 때일수록 정치권이 한마음으로 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오늘 회동을 계기로 안보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강력한 의지가 담긴 회동이 됐으면 한다"고 하자 추 대표는 "네, 더불어서 민생과 통합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민생 등 야당이 원하는 의제를 제기할 뜻을 밝혔다.
좌석은 원탁 테이블 가운데 박 대통령이 앉고, 좌우로 이정현 대표와 추미애 대표가 자리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 왼쪽에 착석했다. 이 테이블에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이원종 비서실장, 김재원 정무수석,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도 자리를 함께 했다.
추 대표는 자리에 앉은 후 작은 쇼핑백을 박 대통령에게 건네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추 대표는 "장애인들이 만든 USB(이동식저장장치를 가리킴)"라고 밝혔고, 박 대통령은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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