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불만은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 대선 과정에서도 '트럼프 현상'을 통해 표출되고 있다. 이는 곧 신고립주의를 낳고 있다. 이는 세계질서를 자유무역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고립주의를 강조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는 양적완화의 통화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고용과 물가 등 경제지표가 브렉시트 이후 호조를 보이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금리 인상은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크렉시트(Crexit)이다.
크렉시트란 신용시장(credit market)에서 투자자들이 일시에 이탈(exit)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각국의 저금리 기조와 브렉시트 이후 풍부해진 유동성 덕분에 기업들의 부채가 늘어났으며 이것이 각국의 기준금리인상시 '채무폭탄'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S&P는 우선 실질성장률과 물가상승으로 부실기업이 서서히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 전망했지만, 최악의 경우 금융기관이 회사채를 한꺼번에 매도해 줄줄이 신용시장에서 이탈하는 '크렉시트'가 발생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금융 시장의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 우리의 경제상황도 녹록지 않다. 선박·해운 산업의 구조조정의 여파로 고용저하로 이어지고, 자동차나 반도체와 같은 특정산업만이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서울의 전세값 하락으로 일부 역전세란이 일어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상장기업들 중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 즉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기업이 매년 30% 정도이고, 3년 연속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에도 못 미치는 좀비기업은 15%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현 경제상황에서 크렉시트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당국은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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