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나라 모두 빠르게 성장해 나가다 성장속도가 더뎌지는 과정을 밟는다. 이는 사람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과 같다. 그러나 기업과 나라의 성장경로가 사람과 다른 점은 영양분을 공급받을 경우 느려진 성장속도가 다시 빨라진다는 점이다. 기업과 나라를 쭉쭉 키워 나가는 영양분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이다. 혁신은 관성으로 무뎌진 감각을 벼리고, 노화로 닫힌 성장판을 다시 열어 기업 또는 나라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해법이다. 우리 경제가 때 이른 정체를 겪고 있는 이유는 바로 혁신의 부재이다.
우리는 혁신의 역량과 주체를 청년 인재에서 찾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역사적으로 보나 세계적으로 보나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혁신의 주체를 인구의 자연증가에 따른 신규 노동력의 유입에서 얻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에서 얻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과 달리 고도의 기술과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분야에 외국인 근로자가 많이 활용되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가까운 미래에 전문직 종사자의 근로조건이 미국, 유럽 수준만큼 향상돼 외국인 근로자를 유인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결국 창의적 사고를 가졌으나, 일자리를 얻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경제시스템에 어떻게 편입시켜 제대로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젊은이들은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다고 하는데, 기업은 쓰고 싶어도 쓸 만한 젊은이가 없다고 한다. 지금까지 우리 기업은 인재를 앉아서 찾았지만, 앞으로는 나서서 키워야 한다. 기업은 자체의 혁신이 한계에 이를 경우 기업 바깥의 기술과 인력을 활용한다. 기술의 경우 역량 있는 스타트업(신생기업)에 투자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하게 한 후 인수 또는 합병을 거쳐 내부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인력도 마찬가지다. 선진국에서는 대학과 연계해 우수한 학생을 발굴하고 기업 밀착형 프로그램 개설, 산업현장 실습, 장학금 지원 등 투자를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으로 키운 후 채용한다. 이른바 산학협력 방식이다. 이는 실리콘밸리 기업의 성공 방정식이기도 하다. 우리 기업은 스타트업에는 어느 정도 투자하고 있으나, 아직 학생들에 대한 투자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산학협력을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인식해야 한다.
박희재 청년희망재단 이사장·서울대학교 기계항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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