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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책임지기 싫다면 답은 '퇴출'뿐이다

최종수정 2016.09.08 15:31 기사입력 2016.07.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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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섭 산업부 차장

김대섭 산업부 차장

화가 치솟는다. 현실에 대한 '무지(無知)'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조금도 굽히지 않는 '배짱'에서 나오는 행동인지 정말 궁금하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말도 통하지 않는 분위기다. '퇴출'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실제로 겪어야 해결이 될 것만 같다.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제대로 모르고 있다.

며칠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환경부 행정처분 통보와 관련해 홈페이지에 올린 고객 안내문을 읽다보면 화가 분노로 변한다. "이번 처분 예고는 차량을 수입하면서 제출한 인증서류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으로, 고객 여러분이 현재 운행 중인 차량의 안전이나 성능과는 무관한 사항입니다". 수입차의 소음·배출가스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인증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게 왜 안전이나 성능과 무관한 사항이란 말인가. 성능은 물론이고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11월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금까지 독일 폭스바겐그룹과 한국 법인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보여준 모습은 '실망'과 '배신'의 연속이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이 검찰에 적발된 혐의는 소음·배출가스 시험성적서 조작, 배출가스 허용기준 초과 차량 반입, 배출가스 재순환장치 소프트웨어 조작 등 다양하다.

국내 소비자들을 '호갱'(소비자들을 홀대하는 것을 비꼬는 말)으로 치부한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폭스바겐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차를 구매해 수년간 타고다닌 차주들의 입에서 "(폭스바겐 사태를 지켜보면서) 체면이 깎이고 부끄럽다. 분노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폭스바겐 마니아였던 이들은 지금 폭스바겐 차를 타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당장 차를 바꾸기도 쉽지 않다. 이런 심리 상태에서 폭스바겐 차량을 운전하고 있다면 그것은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은 고객 안내문을 통해 "만일 환경부의 인증취소가 확정되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재인증 시점까지 해당 차량들을 새로 신규 수입 판매할 수 없으나 고객님들의 차량운행, 보증수리, 중고차 매매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또한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 차량들을 새로 신규 수입 판매할 수 없으면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딜러사들의 영업과 실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판매실적에 대한 수당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영업사원들의 경제적인 여건도 나빠진다. 영업사원들의 이탈과 딜러사들의 경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 기존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아우디폭스바겐을 구매했던 소비자들이 차를 중고차로 내놓고 타사의 차로 바꾸는 일도 많아질 수 있다. 중고차 시장에 아우디폭스바겐 차량이 대거 유입되면 가격이 '똥값'이 될 것이다. 왜 문제가 없다는 것인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지금 모습이 그렇다. 배출가스 조작 사태 때 진정성을 가지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지금처럼 '퇴출'이라는 위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지금이라도 소비자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 그에 합당한 배상을 해야 한다. 만약 그런 마음이 없다면 반드시 퇴출돼야 한다. 국내 소비자들을 호갱으로 치부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김대섭 산업차장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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