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은행의 물가설명회 자리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단일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이 한은의 책임 회피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은이 물가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통화정책 외에 없는 것 아닌가"(기자)
"수단은 기본적으로 금리다. 그동안의 기준금리 인하가 실물경제 활성화 뿐만 아니라 물가 목표 관리도 유념을 해서 취한 조치다. 금리 인하가 수요 면에서의 물가하락 압력을 낮추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한은 총재)
"현재 정보를 토대로 상황 감안해 볼 때 내년도에는 2% 수준에 가까운 물가 상승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만약 그런 상황이 생긴다면 그때 가서 생각할 것이다"(한은 총재)
이 총재는 "한국은행이 경직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면 오히려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총재는 물가설명회 내내 물가목표 '달성'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수렴'이란 용어를 썼다. 물가가 현재 목표치인 2%보다 높을 땐 내려가는 방향으로, 낮을 땐 올라가는 방향으로 통화정책 등이 이뤄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화정책에 대한 활발한 토론, 시장과의 보다 적극적인 소통. 이날 물가설명회는 한은총재가 나와서 '물가가 목표에 수렴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언론들의 관심을 모았지만 기자에겐 한은의 부쩍 달라진 '소통법'이 더 눈에 띄었다. 물가설명회를 통해 한은은 시장과의 교감에서 성공한 듯 싶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