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당분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LCD로 수익창출을 하고, 미래를 위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투자하는 기존 방식을 당분간 유지하겠습니다."
한 부회장은 12일 파주 사업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쟁사들과 고객ㆍ사업포트폴리오가 다른데, 우리는 OLED 매출이 10%가 안 되는 수준"이라며 "LCD에 의존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게 솔직한 심정이고, 대신 LCD 시장에서 어떤 경쟁력을 갖고 나갈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LCD가) 어려운 시장인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이겨내 갈 실력이 있다"며 "2019년, 2020년쯤은 돼야 OLED와 LCD의 수익 균형이 잡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2~3년간은 LCD와 OLED간의 균형을 잡고 사업 방향을 모색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최근 LCD 시장은 중국의 추격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한국, 일본 등 기존에 LCD 시장을 장악했던 업체들이 중국과의 출혈경쟁을 포기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CD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시키고 수익을 내는 OLED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LCD 사업 부진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몰렸던 샤프는 대만 훙하이에 인수됐다. LG디스플레이 역시 LCD 사업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있지만, 당분간은 기술력으로 버텨나가겠다는 것을 확실히 한 셈이다.
한 부회장은 "POLED(플라스틱 OLED)가 향후 모바일 산업의 트렌드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시장성과 고객의 포트폴리오에 따라 단계적으로 POLED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관심이 쏠리고 있는 애플과의 계약에 대해서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아리송한 말을 남겼다. 애플이 이르면 차기 스마트폰 제품부터 OLED 패널을 도입할 것으로 보이는데,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계약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애플이 하나의 부품사와만 계약을 맺지 않는 만큼, 삼성에 비해 늦었지만 제품 개발과 양산을 통해 중요한 고객을 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LG디스플레이는 솔루블(용액공정) 기술의 도입 등을 통해 대형 OLED도 진화시키겠다는 뜻도 밝혔다. 용액공정은 기존 수증기를 이용하는 증착 방식과 비교해 재료 사용 효율이 높은 용액(두 가지 이상의 물질이 고르게 섞인 혼합물)을 활용한 기술을 말한다. 단가 절감 및 컬러필터 없이 RGB 방식의 OLED 디스플레이 양산이 가능하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CTO(전무)는 "솔루블 기술이 자리잡으면 RGB 방식의 OLED 양산이 가능하다"며 "아직까지는 증착 방식만큼 개발 완성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증착 방식의 OLED가 최선"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등이 도입하고 있는 퀀텀닷 디스플레이, 향후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QLED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여상덕 LG디스플레이 OLED사업부장(사장)은 "QLED를 구현하려면 필수적으로 솔루블 기술이 도입돼야 한다"며 "관련한 재료 연구는 계속 하고 있지만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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