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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인사제도 개편]조선·해운위기는 후진적 기업문화 극단적 결과

최종수정 2016.06.27 15:07 기사입력 2016.06.2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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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하복식 업무지시와 상습적 야근…조직건강도 빨간불

-상의·맥킨지 100개사 4만명 조사, 77개 기업 건강적신호
-만드는 방식→일하는 방식 기업문화 개선 확산 필요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삼성이 27일 신(新)인사제도 개편안을 내놓은 것은 상명하복과 불필요한 야근으로 대표되는 기업문화가 이제는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중요한 저해요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SK와 CJ 등 일부 대기업이 새로운 인사와 조직문화를 추진중인 상황에서 재계 서열 1위 삼성이 동참하면서 기업문화 개선 움직임이 재계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상명하복식 업무지시, 상습적 야근, 비생산적 회의, 불합리한 평가방식 탓에 기업의 조직건강도는 이미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지난해 6월부터 9개월간 국내 기업 100개사의 임직원 4만명을 면밀히 조사해 파악한 '기업문화 종합진단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조사대상 100개사 중 최하위 수준 52개사를 포함해 77개사의 조직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중견기업은 91.3%가 하위수준으로 평가됐다. 상위수준 진단을 받은 기업은 23개사(최상위 10개사)에 불과했다.

한국 기업은 조직내 권위주의가 팽배한 분위기에다 성과평가, 인재확보, 비즈니스 파트너십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한국형 기업문화 심층진단 결과 '습관화된 야근'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혔다. 이어 비효율적 회의, 과도한 보고, 소통없는 일방적 업무지시도 뒤를 이었다. 야근 실태 조사결과 주 5일 기준 평균 야근 일수는 2.3일로 집계됐다. 3일 이상 야근자도 43.1%에 달했다.

대한상의가 보고서의 후속대책으로 지난 1일 기업문화와 기업경쟁력 콘퍼런스를 열어 참가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98.4%가 "기업 경쟁력은 기업 문화의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91.0%는 "현재 기업문화로는 경쟁력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답을 내놨다.

최원식 맥킨지코리아 대표는 "대다수 국내 기업이 서로를 '꼰대'와 '무개념'으로 바라보는 임원급 세대와 Y세대 간 불통으로 조직문화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빠른 실행력에 기반한 과거 성공공식만으론 저성장시대 극복이 힘들다.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정동 서울대 교수는 최근 조선ㆍ해운업의 위기를 예로 들며 내적 성찰 없이 선진국 따라잡기에 올인해온 국내 기업문화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 교수는 "시장에 없는 신산업을 선점하려면 먼저 신산업 개념설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잣대로 새로운 시도를 검열하고 성공 여부에만 집착하는 현행 방식으로는 이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인식 대한상의 기업문화팀장은 “기업이 아무리 시설투자를 늘리고, 좋은 인재를 영입해도 물적 자본과 인적 자본을 결합해 아웃풋을 내는 기업운영의 소프트웨어가 낙후되면 좋은 성과를 얻기 힘들다”며 “대한상의는 기업문화 선진화 실무포럼을 구성해 한국기업의 일하는 방식이 무엇이 어떻게 문제인지 밝히고 해결책을 찾아서 제시하는 작업을 하나씩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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