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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호텔엔 '대실'이 없다…해외선 보편화된 '데이유즈'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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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러브모텔' 인식 강해…수익성 측면에도 불구, 호텔 "도입계획 없어"

그랜드 하얏트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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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직장인 이명선(28)씨는 해외 여행할 때 특급호텔에서 '데이유즈'를 이용했던 것을 떠올리고 최근 국내에서도 야외수영장 등에서 낮 동안만 호텔 서비스를 누리려고 찾아 봤다. 그러나 국내 특급호텔 중 그 어디에서도 무박 패키지를 실시하는 곳은 없었다. 이씨는 "해외에서는 여행시 샤워도 하고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몇시간만 머물렀다 가는 데이유즈가 보편화됐는데 유독 국내 호텔에서만 터부시되고 있다"며 "호텔 입장에서도 낮 동안 방을 비우느니 데이유즈로 채우는 게 나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씨같은 여행객 외에도 장거리 비행 후 오전에 샤워 후 오후 미팅 전까지 짐을 추려야하는 비즈니스고객 등은 해외 특급호텔에서 굳이 묵지 않아도 '데이유즈(Day Use)'를 통해 머무를 수 있다. 데이유즈란 일정 시간동안만 호텔 객실을 빌려쓰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대실' 개념으로 보면 된다. 투숙객은 원하는 시간에 저렴하게 호 텔을 이용할 수 있고, 호텔은 낮에 빈 객실을 활용해 수익을 낼 수 있어 모두에게 '윈윈' 상품이 될 수 있다. 프랑스의 한 호텔에서는 6만~7만원만 내면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머무를 수 있고, 스코틀랜드의 쉐라톤에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쉴 수 있는 데이유즈를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 해외 호텔에서는 쉽게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유독 한국에서만 누릴 수 없다. 모텔산업이 워낙 발단된 국내서 '대실'이라고 하면 러브모텔을 먼저 떠올리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대실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인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 채 '보수적' 사고에 머무르면서 간극이 생기는 셈이다.

일례로 지난해 그랜드 하얏트서울 호텔이 국내 특급호텔 중에서는 처음으로 무박패키지를 내놓으며 '파격'을 시도했다. 야외수영장 및 풀사이드 바비큐 이용혜택을 포함해 5월 한 달간만 한정판매한 '파일럿' 형식의 패키지였다. 별도의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고객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에 6월까지 연장했고, 호텔 비수기인 9월에도 한 달 간 판매했다.

하지만 반응은 엇갈렸다. 쾌적한 서비스 때문에 특급호텔을 찾는 건데 대실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질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시각과 매출저하를 겪고 있는 국내 호텔들이 변신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나뉘었다. 특히 데이유즈 찬성론자들은 낮은 객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실리적 마케팅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공유경제 비즈니스모델인 '에어비앤비'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호텔업계도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며, 더 이상 편협한 시각에 갇혀선 안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랜드 하얏트서울 호텔 이후 데이유즈를 고려했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등 타호텔들도 결국엔 계획을 접었다. 여전히 국내 소비자들에게 '대실'의 목적이 관광객과 비즈니스고객의 여독을 풀기 위함보다는 러브모텔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있기 때문이다. 호텔업계에서는 국내 특급호텔과 모텔을 구분하는 기준을 '대실'로 나누기도 할 정도다. 이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대실을 하고 있는 일부 중저가호텔들은 동종업계에서 호텔 취급을 받지 못하기도 한다.

더디자이너스호텔은 일부 지점에서 시간당 대실료를 받는다. 기본료 1만5000원에 시간당 1만원 추가가 되는 식이다. 소비자들은 "방금 전까지 누가 뒹굴다가 간 지 모르는 곳에서 자고 싶지 않다"는 반응과 "호텔들이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는 반응으로 나뉜다.

하지만 당분간 국내 호텔에서는 '대실'을 찾아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특급호텔 관계자들은 "데이유즈 도입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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