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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앞에 선 옛판사, "직업이 뭐요" 묻자…

최종수정 2016.06.14 12:12 기사입력 2016.06.14 12:12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 '100억 수임료 파문'으로 기소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46ㆍ사법연수원 27기)가 극도로 조심스러운 태도와 함께 치밀하게 법정 공방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 변호사는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현용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공판 첫 준비기일에 출석했다.
형사공판 준비기일에선 피고인이 혐의를 인정하는지, 인정하지 않는다면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지 일부 혐의만을 부인하는지 등을 확인해 다툼의 영역을 설정하고 전체 공판의 방향을 잡는 게 보통이다.

최 변호사는 이에 관한 재판부의 질문에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수사ㆍ증거 등) 기록을 모두 검토하지 못했다. 검토를 한 뒤 입장을 말씀드리겠다"는 뜻을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최 변호사의 이런 입장은 시간을 가급적 충분히 들여 기록을 검토하고 공소사실의 허점을 찾아 대응 논리를 꼼꼼히 세우려는 취지로 읽힌다.
건네받은 돈이 판사와 검사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전제로 한 것인지, 실제로 접촉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이를 부정한 교제나 청탁, 알선으로 규정할 수 있는 지를 두고 다툼이 특히 치열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검찰은 이 날 총 330개의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하며 채택해줄 것을 요구했다.

최 변호사에게 돈을 건넨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 송창수 이숨투자자문 대표(40)의 진술 조서, 이와 관련된 각종 금융거래 내역, 최 변호사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 최 변호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을 때 작성된 진술 조서 등이다.

최 변호사는 지난해 정 대표와 송 대표에게서 형사사건과 관련한 재판부 등과의 교제ㆍ청탁ㆍ알선 명목으로 각각 50억원씩 모두 10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구속기소됐다.

최 변호사는 이 날 연옥색 반소매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섰다. 최 변호사는 재판부가 신원 확인을 위해 직업을 묻자 "변호사입니다"라고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최 변호사는 입정할 때와 퇴정할 때 자신의 옛 동료인 재판부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4일 한 차례 더 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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