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변호사는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현용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공판 첫 준비기일에 출석했다.
최 변호사는 이에 관한 재판부의 질문에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수사ㆍ증거 등) 기록을 모두 검토하지 못했다. 검토를 한 뒤 입장을 말씀드리겠다"는 뜻을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최 변호사의 이런 입장은 시간을 가급적 충분히 들여 기록을 검토하고 공소사실의 허점을 찾아 대응 논리를 꼼꼼히 세우려는 취지로 읽힌다.
검찰은 이 날 총 330개의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하며 채택해줄 것을 요구했다.
최 변호사에게 돈을 건넨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 송창수 이숨투자자문 대표(40)의 진술 조서, 이와 관련된 각종 금융거래 내역, 최 변호사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 최 변호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을 때 작성된 진술 조서 등이다.
최 변호사는 지난해 정 대표와 송 대표에게서 형사사건과 관련한 재판부 등과의 교제ㆍ청탁ㆍ알선 명목으로 각각 50억원씩 모두 10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구속기소됐다.
최 변호사는 이 날 연옥색 반소매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섰다. 최 변호사는 재판부가 신원 확인을 위해 직업을 묻자 "변호사입니다"라고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최 변호사는 입정할 때와 퇴정할 때 자신의 옛 동료인 재판부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4일 한 차례 더 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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