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폰 사업 포기‥1.2조 손실처리

[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수한 옛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부의 남은 부분을 마저 정리하기로 했다. 휴대전화 사업을 사실상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윈도우 센트럴이 만든 루미아 650 렌더링 이미지(출처 : 폰아레나)

MS는 25일(현지시간) 휴대전화 사업 중 9억5000만달러(1조1200억원)를 손실로 처리하고 185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옛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부에서 일하던 임직원들 2만5000명 중 연구개발을 담당한 일부를 제외한 거의 모두가 연말 혹은 그 전에 MS에서 퇴사하게 된다.

이번 손실 처리와 감원은 작년 7월에 발표한 사업 축소와 별도이며 추가로 이뤄지는 것이다. MS는 2014년 4월에 노키아의 '디바이스와 서비스' 사업부를 72억 달러(8조5200억원)에 인수했으나 윈도폰 판매가 계속 감소하자 작년 7월 76억달러(9조원)를 손실로 처리하고 78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주 MS는 피처폰 부문을 대만 폭스콘에 3억5000만 달러(42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세계에서 팔린 윈도 폰의 수는 240만대 정도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불과 0.7% 였다. MS가 루미아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고 내년께 '서피스 폰'이라는 이름으로 신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신제품 개발 계획은 들리지 않는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감원 발표 후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키아 휴대폰 사업 인수가 실패라고 인정하며 "PC의 경험에서 배운 것은 하나의 장치가 미래의 주역으로 계속 자리할 수 없다는 사실"이라고 빗대어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스마트폰의 성장은 둔화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관심은 모든 것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으로 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폰 점유율 대신 PC나 게임기를 포함한 '윈도우 10'탑재 기기 전체의 보급을 중시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스마트폰 보다는 기존에 강점을 가진 사업을 중심으로 개혁을 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