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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의 신①] 우래옥 밍밍냉면? 깊은 맛에 중독되다

최종수정 2020.01.22 13:05 기사입력 2016.05.1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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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의 기자 '입맛 습격대'-여름 별미, 시시콜콜 분석을 개시하다

우래옥 전통평양냉면

우래옥 전통평양냉면


[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금보령 기자, 정동훈 기자]“국물에서 장조림 맛이 나는데?”

우래옥을 처음 방문한 금보령 기자가 냉면 육수를 맛본 뒤 처음 한 말이다. 물론 장조림이라기엔 싱겁지만 그만큼 소고기 국물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 중구 주교동 우래옥. 평양냉면에 관심을 갖게 되면 가장 먼저 찾는다는 곳이다. 1946년 개업해 70년의 역사를 잇고 있는 전통의 강호라고 볼 수 있다. 아직은 여름의 향기가 느껴지지 않는 4월 말에 찾았는데도 개점 시간이 조금 지나자 줄을 서서 대기하는 손님들이 1층 로비를 가득 메웠다.

서울 주교동 우래옥 건물

서울 주교동 우래옥 건물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보고 전통평양냉면 세 그릇을 주문했다. 이름부터 그냥 ‘물냉면’이 아닌 것이 비범해 보였다. 냉면을 먹으며 세 기자가 대화를 나눴다.

[냉면의 신①] 우래옥 밍밍냉면? 깊은 맛에 중독되다

권성회 기자(이하 권): 금 기자 말대로 살짝 짭조름한 게 장조림 맛이 나네. 여기 처음 왔을 땐 싱겁다고 생각했는데 오면 올수록 점점 국물 맛이 진해지는 것 같아. 평양냉면은 밍밍하다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맛이야.
정동훈 기자(이하 정): 육수 진짜 진하네. 약간 느끼하다 싶을 정도야. 느끼할 때마다 면수를 곁들여 먹는다면 좋을 것 같아.

금보령 기자(이하 금): 물김치, 무, 배, 파, 고기 정도가 고명으로 나왔는데… 여긴 계란이 없네? 다른 평양냉면 가게에선 나왔던 거 같은데.

권: 계란이 없어도 고명이 충분히 많으니까 씹는 맛이 살아있네. 특히 물김치가 정말 아삭아삭해. 다른 곳에선 먹다보면 면만 남는데 오늘은 끝까지 고명이 남아 있었어.

정: 맞아. 배, 물김치 같은 고명이 많네. 냉면이지만 푸짐한 느낌? 물김치 간이 조금 세지만 심심한 육수와 잘 어울리네. 양지 고기가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냉면집 중에서도 손꼽히는 것 같아.

우래옥 전통평양냉면

우래옥 전통평양냉면


권: 이번엔 면 이야기를 해보자. 메밀 7, 전분 3의 비율로 면을 뽑는대. 메밀 비율이 높아서 그런지 다른 냉면집보다는 확실히 덜 질긴 것 같아. 대신 조금 두툼하게 뽑아서 씹는 맛을 놓치지 않은 것 같고.

금: 면이 별로 안 질겨서 먹기 좋네. 그리고 면을 씹으면 씹을수록 메밀맛이 더 강한데?

정: 메밀이랑 전분 비율이 딱 좋네. 메밀향이 그윽하게 나면서도 적당한 찰기를 유지해서 식감도 좋아.


냉면을 다 먹고 난 시간은 12시 30분쯤. 어느새 모든 테이블에 손님들이 가득 차 있었다. 1층 입구에는 대기번호를 받고 기다리는 20여 팀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 중에는 자신을 평양 출신이라 소개한 박모(83) 할아버지도 있었다.

우래옥에는 실향민들을 위한 신문이 배치돼 있다.

우래옥에는 실향민들을 위한 신문이 배치돼 있다.

박 할아버지는 “1.4 후퇴, 그러니까 17살 때 평양에서 내려왔는데 고향 맛을 느끼고 싶어 우래옥에 자주 온다”며 “60년 단골인데 지금까지도 변함 없는 맛이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올해 70세인 최성우 할아버지도 40년 동안 우래옥을 찾아오고 있다. 최 할아버지는 “우래옥이 평양냉면집 중 가장 전통적인 맛을 내는 것 같다”며 “특히 면과 고명의 배합이 좋다”고 설명했다.

우래옥은 평양냉면 초심자들에게 가장 많이 추천되는 식당 중 하나다. 간이 세진 않지만 깊은 육향 덕분에 거리낌 없이 평양냉면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평양냉면을 맛보고 싶은 당신, 첫 식당으로 진한 소고기향의 우래옥은 어떨까.

*우래옥 한줄평

권: 평양냉면 그 자체. 가격만 내리면 매일 갑니다.
금: 감칠맛 나는 소고기 육수가 생각나는 집.
정: 육향 찾아, 고향 찾아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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