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일줄 모르는 한우 가격…왜?
5년 전 '암소 감축사업' 부메랑
공급난에 한우 값도 천정부지
송아지 키우려면 최소 30개월 필요
내년은 돼야 평년 가격 수준 회복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천정부지 치솟는 한우값도 장바구니물가를 높이는 주범으로 꼽힌다. 한우값의 상승세는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농림부)가 공개한 주요 농축산물 가격동향에 따르면 한우등심(1kg) 거래가격은 10일 기준 7만4530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7%, 5년 평균값(평년)보다 26.6% 오른 수준이다. 한우값 상승에 정부가 도축마릿수를 확대하며 안정화대책에 나섰음에도 불구 가격 오름세는 꺽이질 않고 있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암소와 수소 출하 감소로 한우 도축 마릿수(1~3월)는 전년 동기 대비 17.8% 감소한 20만1000마리로 집계됐다. 한우 암소는 작년보다 10.5% 감소한 9만4000마리다. 반면, 동기간 수입 쇠고기 물량은 작년보다 25% 증가했다. 한우 도매가격 강세 탓이다.
공급량 부족에 따라 가격도 자연스럽게 치솟았다. 같은 기간 산지 우시장 송아지 평균 가격은 작년에 비해 42~44% 상승했다. 도매가격과 소비자가격도 마찬가지다. 농협 축산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한우 4월 평균 도매가격은 1만8933원(kg), 소비자가격은 2950(100g)원이다. 이는 작년 가격보다 각각 28%, 30% 오른 모습이다.
정부도 한우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당초 7~8월로 예정된 비축 물량 출하 시점을 4~5월로 앞당기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근본적인 가격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급물량이 수요를 충족시키는 수준으로 올라와줘야 하는데, 공급물량 증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송아지가 태어나서 한우고기가 되기까지는 꼬박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한우값 안정을 위한 정부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송아지를 사육하는 데 걸리는 최소 30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한우값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내년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축산업계는 한우 사육 마릿수가 2012년부터 감소세인데다가 정육점형 식당 등 한우 소비 시설의 확대, 명절을 앞둔 대형 유통업체의 할인 경쟁에 따른 재고 부족 등을 한우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내다봤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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