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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서 더듬는 팀장님 신고했더니…제가 꼬리 쳤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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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사례로 배우는 성희롱 예방법 펴내...성희롱 만연한 4가지 원인별 해법 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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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공직 사회에 만연한 성희롱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서울시가 성희롱이 만연한 원인을 4가지로 분류한 후 유형별 대처법을 책자로 펴내 관심을 끌고 있다.

시는 최근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성희롱 예방 교육과 일선 직원들과의 상담 등에서 활용할 목적으로 '사례로 배우는 성희롱 예방법' 책자를 펴냈다.
이에 따르면 성희롱을 심각한 범죄로 보지 않는 조직 분위기, 여성에 대한 왜곡된 편견,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 횡포, 제도적 장치를 간과하고 실행하지 않는 문화 등이 성희롱 만연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우선 성희롱을 심각한 범죄로 보지 않는 조직 분위기다. 여성 공무원 A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A씨는 상사, 남자 동기와 함께 1박2일 출장을 갔다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상사에게 노골적인 성희롱을 당했다. 상사는 A씨를 옆 자리에 앉히더니 술을 따르라면서 "여자를 출장에 데리고 오는 이유가 바로 이 맛에 있지"라며 어깨에 손을 얹고 더듬기 시작했다. 더 큰 문제는 이후였다. 조언을 구했던 여성 선배는 오히려 평상시 처신을 잘못하지는 않았느냐고 따지더니 "이런 일을 문제 삼으면 직장생활 하기 힘들다"고 했다. 전형적인 2차 피해였다.

여성에 의한 남성들의 성희롱 피해에 대한 '무지'도 심각하다. 남성 신입사원 B씨는 첫 발령을 받은 부서에서 여성 상사들이 엉덩이를 만지는 등 지속적인 성희롱을 당해 남성 상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가 "남자가 무슨 성희롱이냐"고 면박만 당했다.
아직까지 피해자들이 성희롱을 즐긴다고 생각하는 가해자들도 많다. 여성 공무원 C씨는 결재 받을 때마다 상사로부터 어깨를 주무르라는 강요를 거절했다. 그랬더니 상사가 '이렇게 하는 거야'라며 C씨의 등 뒤로 다가와 어깨를 주물렀다. 한 번은 회의실에 들어온 상사가 수고한다며 엉덩이를 치기도 했다. 마지 못해 신고했더니 파렴치한인 상사는 "C씨가 꼬리를 쳤다", "평상시 옷차림이 단정하지 않았다" 등 비방을 하고 다니기까지 했다. 결국 C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상사는 "싫었다면 평상시에 말을 했어야 되는 거 아니냐, 자기도 좋았던 것 아닌가"라고 되레 억울해 했다.

또 우월적 지위를 가진 상사가 성희롱을 권력형 횡포로 자행하는 경우도 많다. 계약직 공무원 D씨는 딸이 있는 유부남 정규직 상사로부터 "애인이 되어 달라"는 등 집요한 데이트 요구를 당했다. 심지어 상사는 얼마 안 남은 재계약 기간을 들먹이며 "이번엔 계약 기간을 길게 해줄 수 있다"며 술 자리를 요구하기까지 했다.

해당 기관의 소극적인 대처, 성희롱 처리 제도에 대한 불신도 한 원인으로 꼽혔다. 실제 회식이나 뒷풀이 과정에서 한 팀장에게 단체로 성희롱을 당한 여직원들이 고충상담실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경고 및 감봉 조치만 취했을 뿐 여전히 해당 팀장이 그 자리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례도 있었다. 오히려 피해 직원들이 얼굴을 맞대고 일을 하면서 심리적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 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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