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5일 다롄완다그룹의 자회사 다롄완다상업부동산(大連萬達商業地産)의 부동산 사업부 실적 부진으로 인해 올해 그룹의 매출이 12%가량 감소한 2543억위안(약 45조57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988년 회사 설립 이래 매출이 감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다롄완다상업부동산은 전날 홍콩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지난해 매출은 1242억위안, 순이익은 170억위안으로 각각 전년보다 15%씩 늘었다고 밝혔다. 올해 매출 목표는 1300억위안으로 잡았다. 매출 증가율 목표를 한 자릿수로 제시한 것은 부동산 사업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기 때문이다.
신문은 다롄완다상업부동산이 사업 구조 전환을 순조롭게 이루느냐의 중대 기로에 서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해외 기업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는 다롄완다그룹이 '실탄'을 어떻게 확보하고 있는지, 부채 규모는 얼마인지 등을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채의 규모보다도 부채의 '정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더 문제라고 보고 있다. 모회사인 다롄완다그룹이 영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 사업 구조 다변화를 위해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는데, 총 부채 규모가 알려진 적이 없는 데다 인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는 지 불투명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롄완다그룹은 지난해 말까지 M&A에만 150억달러(약 17조5300억원)를 쏟아 부었다. 올해 들어서도 미국의 영화 제작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3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왕 회장은 사업 구조를 자력으로 전환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든다는 판단 아래 단기적 채무 증가를 감수하더라도 해외 기업 인수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신문은 "다롄완다그룹의 경영 정보는 '블랙박스'와 같다"는 한 애널리스트의 말을 전하면서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보다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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