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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질 극성]납득안되는 가격표…"너 왜이러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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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싸야할 곳이 비싼 '가격의 배신'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몇배씩 달라지는 가격표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계산을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계산을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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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납득이 되지 않는 가격표가 늘고 있다. 세금이 빠져 더 싸야할 면세점 물건이 백화점보다 비싸고, 대충 떼우른 '패스트푸드'의 대명사 햄버거값이 어지간한 백반값을 웃돈다. 같은 물건인데 가격차이는 배로 벌어지는 웃지못할 상황들도 더러 있다.

답은 유통 과정에 있다. 물건이 이곳에서 저곳으로 넘어가면서 환율이나 보관, 물류비, 인건비가 더해지기 때문. 언뜻 타당한 이유같지만 불필요한 과정이 지나치게 개입돼 물건값을 올리고 있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다.
해외로 출국하기 전 면세점을 통해 평소 '찜'해놨던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여행 만큼이나 즐거운 일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치솟는 환율 탓에 이 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3개월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면세점 판매가격이 백화점보다 비싸지고 있는 것이다. 보통 면세점은 세금감면 혜택이 있어 백화점보다 싼 가격에 판매되는데,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유통업계와 흥국증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1230원 기준으로 핸드백 브랜드 코치의 '스탠튼 캐리올 인 크로스그레인 레더'는 면세점(75만3000원)보다 백화점(75만원)이 저렴하다.
면세 한도인 600달러를 초과하는 상품이 대부분인 명품은 가격 차이가 더욱 심했다. 루이비통의 네버풀MM의 경우 면세점에선 147만6000원(12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면세 한도를 초과한 600달러에 대해 간이세율(20%)을 고려하면 소비자가 내야 하는 금액은 160만원이 넘는다. 백화점 판매가 150만5000원보다 10만원 가까이 비싼 셈이다. 같은 방식으로 따져보면 샤넬의 플랩백은 면세점 가격이 백화점보다 150만원 이상 비싸다.

면세점이 백화점보다 비싼 이유는 빠르게 상승한 환율 탓이다. 지난해 10월 말 1130원 선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2월 말 1230원 선으로 4개월 만에 100원(8.8%) 올랐다.

달러로 가격을 책정하는 면세점은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환율이 상승하면서 여행 경비가 늘어나는 점까지 생각하면 명품을 비롯한 고가 소비재를 사러 해외로 나갔던 내국인이 백화점으로 유턴하는 경우도 많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밥과 국을 갖춘 한끼 식사보다 비싼 햄버거도 우리를 당황케 한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았던 2008년까지만 햄버거는 식당 밥값의 절반정도였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전기료와 가스요금 같은 공공요금을 비롯한 물가가 높아지면서 점심 값이라도 아끼려는 이들이 늘면서였다. 6000~7000원씩 하는 일반 식당의 점심값이 부담되는 직장인들은 구내식당이 있는 근처 타사에 사원인척 들어가 3000원짜리 백반을 사먹는 일도 있었다.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한 곳이 패스트푸드 업계였다. 런치메뉴로 3000원 세트 메뉴를 잇달아 출시하며 백반 값의 절반으로 한 끼 해결할 수 있도록 했던 것.

그러나 이후 햄버거 가격은 백반 가격을 역전했다. 햄버거값은 매년 100~200원씩 꾸준히 인상되며 백반 가격 인상속도를 따라잡다. 백반값은 여전히 6000~7000원 수준인데 햄버거는 단품가격이 6000원대다. 특히 '가성비(가격대비성능)'을 따지는 소비 트렌드와 '착한가게'를 내세운 음식점들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백반 가격은 떨어지거나 현상 유지에 머무르고 있지만 햄버거는 반대다. 최근 프리미엄 수제버거 시장이 부각되면서 햄버거 가격은 더욱 오르고 있다.

2008년 롯데리아에서 판매했던 불고기버거세트 가격은 4300원이었다. 새우버거세트는 당시 4200원에서 4500원으로 300원 올랐다. 이후 가격은 매년 100원, 200원씩 꾸준히 올랐다. 현재 불고기버거세트는 5400원이다.

본격적으로 햄버거 1만원 시대를 연 곳은 맥도날드다. 맥도날드는 지난해부터 수제버거를 강화, 맥도날드 시그니처버거 매장에서는 골드에그치즈버거 세트의 경우 8900원이다. 추가하는 것에 따라 가격은 다르지만 1인당 1만원~1만3000원 정도에 먹을 수 있다. 어지간한 한식뷔페 점심값이다.

프리미엄 햄버거 메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버거킹도 가격이 백반값을 뛰어넘기는 마찬가지다. 머쉬룸스테이크버거 세트는 8900원, 갈릭스테이크버거 세트는 8500원이며 한정판매로 나왔다가 고객 인기에 힘입어 정식 메뉴로 등극한 콰트로치즈와퍼 세트는 8300원이다.

같은 제품의 가격이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인 경우도 많다. 저렴한 제품의 대명사로 통하는 '껌값'도 예외는 아니다.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3배 이상 가격이 차이 나기도 한다.

한국소비자원 생필품가격정보서비스의 참가격 조사에 따르면 껌의 채널 별 가격 차이가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넷째주 품복별 분석 결과 해태아이스쿨 껌의 편의점 평균가격은 5000원으로 전체 유통채널 평균가 4003원보다 24% 비쌌다. 이는 대형마트 최저가(1390원)에 비해서는 259% 비싼 가격이다. 편의점에서 살 돈이면 대형마트에서 3개를 살 수 있는 셈이다. 편의점 평균가격은 백화점 최고가 4750원보다도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아이스크림 가격도 유통채널별로 최대 3배가량 차이났다. 편의점의 월드콘XQ 단품 평균가는 1800원을 기록, 전체 평균가보다 90%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최저가 600원에 비해서는 200%비쌌다. 편의점에서 사먹을 돈으로 SSM에서는 3개를 사먹을 수 있는 셈이다.

최근 가격이 오른 소주도 편의점에서는 가격 인상분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편의점에서 참이슬 클래식 평균가는 1600원을 기록, 유통채널 최저가 1080원보다 48%비쌌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소량 판매·24시간 운영 등 업종 특성 때문에 편의점의 가격이 더 비쌀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채널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가격을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며 "1+1 상품 등 일부 제품은 편의점에서 더 싼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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