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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아파트 관리비 줄줄 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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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경필]

횡령, 금품수수, 일감 몰아주기…관리소장·자치회장 등 13명 입건

순천시 아파트단지의 관리비를 관리소장과 자치회장 등이 자신들의 쌈짓돈처럼 사용하다가 줄줄이 적발됐다.
관리비 횡령은 물론 금품수수 후 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 등 범죄수법이 대부분 다른 지역 아파트 관리비 비리와 같은 양상이었다.

순천경찰서는 지난 24일 4곳 아파트단지에서 이 같은 비리를 밝혀내 관리소장과 자치회장 등 13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범죄유형별로는 아파트 용역·공사업체로부터 금품수수가 가장 많았고, 아파트 관리비를 쌈짓돈처럼 임의로 사용하는 횡령행위가 그 다음을 이었다.
또 입건된 피의자들은 관리소장 및 관리직원이 4명, 집행권한이 집중된 입주자 대표회장 1명, 금품을 건넨 공사업체 관계자가 8명이다.

A아파트 관리소장 서모(70)씨는 아파트 운영비 통장을 자신이 직접 관리하면서 2008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73회에 걸쳐 3500만원을 횡령했고, 6개 공사업체로부터 발주 대가로 27회에 걸쳐 3200만원 상당을 수수했다.

B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 이모(66)씨와 관리소장 전모(56)씨는 서로 짜고 2012년 3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보일러 공사업체에 9900만원 상당의 공사를 몰아주고 그 대가로 총 40회에 걸쳐 직원급여 보조금 명목으로 11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C아파트 관리소장 김모(54)씨는 승강기 유지보수업체가 제출한 입찰서 내용과 다르게 계약서를 임의로 작성해 2013년 12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이 업체가 부담해야 할 부가세 320만원을 아파트 관리비로 지급토록 해 입주자들에게 손해를 끼친 것으로 확인됐다.

D아파트 관리소장 허모(56)씨도 2012년 6월께 아파트 주차장 시설물이 대형차량 등에 의해 파손되자 차량 보험사로부터 수리비 109만원을 관리계좌가 아닌 경리직원 개인계좌로 받아 개인용도로 사용했다. 이어 2015년 4월께는 주차장 전등 교체공사에서 발생한 고철 등 판매대금 80만원을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등 189만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이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7개 공사업체 대표들은 모두 배임증재 혐의로 입건됐다.

이밖에도 최근 신규 아파트 계약자들이 협의회를 구성해 단지 내에서 인테리어 등 홍보를 하려는 업자들에게 자릿세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가 포착돼 내사 중이다.

순천경찰서 관계자는 “전국적인 현상인 아파트 관리 비리는 ‘입주자대표회의’에 관리비 집행 권한이 집중되고 관리비 책정·사용 과정이 불투명해 대다수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각종 비리가 만연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아파트 관리 비리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을 펼쳐 아파트 관리 운영의 투명성 제고 및 국민들의 가계 부담 경감으로 서민경제 안정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순천시에는 147개 단지 6만5583세대의 아파트가 있으며 입주민 수는 전체 인구의 60%가 넘는다.



최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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