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인기로 이성계와 이방원을 둘러싼 역사적 사건들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이 둘의 관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자성어 중 하나가 '함흥차사'죠. 한 번 가면 소식이 없는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성계가 함흥차사를 죽였다는 것은 역사에 기록된 사실은 아닙니다. 실록에 따르면 함흥에 갔다가 목숨을 잃은 박순과 송유는 당시 안변부사 조사의가 일으킨 반란군에게 죽었다고 합니다. 이성계가 머물던 지역에서 반란이 일어났고 이 난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신하들을 함흥에 보냈는데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이후에도 이방원은 함흥에 차사를 보냈고 반란군에 막혀 발길을 돌린 이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성계를 만난 뒤 무사히 돌아왔다고 합니다. 난이 평정된 뒤 이성계도 수도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함흥차사가 역사적 사실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는 수많은 함흥차사들 속에 살고 있습니다. 선거 때면 그럴싸한 공약을 내놓지만 정작 여의도에 가면 감감무소식인 정치인들이 대표적이죠. 다가오는 4월 총선, 혹시 함흥차사에게 한 표를 던지는 것은 아닌지 잘 살펴야 하지 않을까요?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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