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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항생제 남용…몸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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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미생물 불균형 초래…바이러스 감염 방어능력 떨어트려

▲항생제 남용이 해로운 미생물을 증가시켜 바이러스 감염 방어능력을 떨어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제공=미래부]

▲항생제 남용이 해로운 미생물을 증가시켜 바이러스 감염 방어능력을 떨어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제공=미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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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란 용어가 있습니다.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의 유전정보 전체를 말합니다. 세컨드 게놈, 장내 미생물이라고도 부르죠. 인간의 몸속에서 함께 공존하고 있는 미생물의 유전정보 전체를 일컫습니다.

국제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가 시작됐는데 소화관, 코, 구강, 피부, 여성의 질 등에서 미생물을 채취해 유전정보를 파악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몸 안 세포의 90%는 미생물로 이뤄져 있습니다. 미생물이 우리 신체에 끼치는 영향은 절대적입니다. 이를 연구하기 위해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용어가 탄생했습니다.
항생제를 남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국내 연구팀이 항생제를 남용하면 바이러스 감염 방어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국내 연구팀은 항생제 남용에 의한 체내 공생미생물의 불균형이 헤르페스 바이러스 방어 면역에 끼치는 영향을 처음 규명했습니다. 공생미생물이란 체내에 거주하면서 숙주와 공생하는 미생물의 집합을 말합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단순포진 바이러스라고도 알려져 있는데 구강점막이나 여성생식기에 통증을 동반한 수포를 형성하는 바이러스입니다.

공생미생물은 우리 몸의 건강유지에 필수적인 다양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공생미생물의 불균형이 염증성 장질환을 비롯해 다양한 질환(알레르기, 비만, 당뇨, 암 등)의 발병에 기여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공생미생물이 우리 몸의 건강과 질환 발병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중요합니다.
국내 연구팀은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을 비롯한 다양한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체내 면역시스템의 방어기작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여성생식기의 공생미생물의 불균형이 질점막을 통한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호스트의 방어능력을 현저히 약화시키며 그 기전이 무엇인지를 규명한 것입니다.

항생제로 인한 유익한 미생물의 감소와 해로운 미생물의 증가가 마우스의 질점막에서 IL-33의 대량생산을 유도했습니다. 항바이러스 면역에 필수적인 인터페론 감마 (IFN-γ)를 생산하는 T세포가 감염부위로 적절하게 이동하는 것을 억제했습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방어능력을 약화시킨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죠.

항생제를 투여한 마우스의 질세척액에서 다양한 조직손상과 염증반응에 관계된 물질이 증가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항생제 투여로 인해 증가한 해로운 미생물이 질 내에서 단백질 분해효소를 분비해 질 상피세포의 손상을 유도함으로써 조직손상을 반영하는 물질 중 하나인 IL-33 의 분비를 촉진시켰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체내 공생미생물을 우리 몸에 유익하도록 조절함으로써 방어능력이 향상된 바이러스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흥규 카이스트 교수팀이 이번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자연과학분야의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월25일자 온라인판(논문명: Dysbiosis-induced IL-33 contributes to impaired antiviral immunity in the genital mucosa)에 실렸습니다.

교신저자는 이흥규 교수이고 제 1저자는 오지은 카이스트 박사입니다. 공동저자로는 김병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강덕진 한국표준과학연구원·김진영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 유제욱 연세대 교수 등입니다.

이흥규 교수는 "항생제 남용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준다는 것이 막연하게 알려져 있었는데 어떻게 해로운지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체내 공생미생물의 불균형으로 여러 바이러스 감염이 악화될 수 있음을 밝혀냄으로써 앞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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