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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브레인을 만나다(3)]서해·청풍대교…독보적 기술 갖춘 30년 '다리 전문가'

최종수정 2016.02.11 12:00 기사입력 2016.02.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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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 대림산업 특수교량팀장…입사 직후 '서해대교' 현장서 7년
대림산업, 특수교량 첫 단독시공 경험…노하우 쌓아 美진출 노려


박태균 대림산업 특수교량팀장

박태균 대림산업 특수교량팀장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우리나라 다리의 역사는 '서해대교' 이전과 이후로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 길이 7310m, 주탑 높이 182m인 대규모의 사장교가 지어진 건 23년 전. 당시 어느 건설사도 특수교량을 단독으로 시공한 적이 없었다. 대림산업은 그런 상황에서도 시공사로 선정돼 첫 삽을 떴고, 완벽하게 준공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과정에 박태균 대림산업 특수교량팀장(토목구조기술사)이 있었다. 대학원을 갓 졸업하고 입사한 첫 해, 서해대교 공사현장에 발을 디딘 것. 서해대교가 완공되기까지 장장 7년을 현장에서 보낸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운이 좋았다"고 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특수교량이 만들어지는 현장에서 힘을 보탰다는 자부심이다. 아쉬움도 있었다. 당시는 경험이 부족해 다리 상부는 미국, 케이블 설치는 프랑스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박 팀장은 "다른 나라 기술자들은 '이 나라에 왜 이런 다리가 필요하냐'며 비아냥거리기도 했지만 묵묵히 시공했다. 이후 설계와 시공 모두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서해대교

서해대교


서해대교를 통해 '다리 전문가'로서 초석을 닦은 박 팀장은 2012년 완공된 충주댐 상류의 '청풍대교'에서 노하우를 더 쌓았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실무를 담당했는데 시공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수심이 50m나 돼 기초바닥 공사가 어려웠다. 케이블을 연결하는 주탑 간 거리를 늘려야 했는데, 그러려면 다리 중앙부의 하중을 견뎌낼 방안을 찾는게 급선무였다. 박 팀장을 비롯한 기술팀은 다리 중간을 강합성으로, 양 끝을 콘크리트 자재로 달리 시공하며 무게 균형을 맞추는 해법을 찾았다.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꼽히는 청풍대교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당초 예상 설계비(약 1000억원)의 절반 수준인 580억원으로 완공하며 발주처를 놀라게 했다.

이런 까닭에 박 팀장은 국내에서 독보적인 특수교량 기술을 갖춘 대림산업에서도 손꼽히는 '브레인'으로 인정받는다. 15년 동안 오지에서 엔지니어로 살아온 그가 생각하는 교량의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 "디자인이죠"라는 대답이 금세 돌아왔다. 이제는 특수교량의 시공 기술력을 기본으로 갖춘만큼 나라나 지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서 다리가 기능할 수 있게 하는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금문교' 하면 미국이 떠오르듯 다리는 나라나 지역의 랜드마크가 된다"며 "특색에 맞게 디자인하고 이를 기술력으로 구현해 내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청풍대교

청풍대교


박 팀장을 비롯한 핵심 브레인을 보유한 대림산업은 미국에서도 '다리를 지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이순신대교와 세풍대교 등 순수 국산 기술로 지어진 아름다운 특수교량이 속속 해외에 알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대림산업은 국내 특수교량 3분의2를 시공했다. 사장교 10개, 현수교 5개 등 총 15개에 달한다. 브루나이와 베트남 등에서 현재 다리를 건설 중이다. 대림산업은 미국 등 선진국의 요청에 따라 현지 시장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경제재제가 풀린 이란도 대상이다.

박 팀장은 이들 해외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다. 그는 "기술력이 쌓여 원가 경쟁력을 갖춘 만큼 해외에서도 기회를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가족으로서는 아쉽겠지만 국내 오지에서 쌓은 역량을 해외 오지에서 발휘할 기회가 그에게 생길 것 같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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