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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현대차와 태극기, 그리고 현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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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하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어릴 때 자주 불렀던 노래 구절이다. 태극기는 대한민국 국기다. 1882년 제작된 후 1883년 조선의 국기로 제정됐고 1949년 10월15일 대한민국 국기로 공포됐다. 태극기를 보면 언제나 가슴이 뜨겁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이 생긴다. 그래서 태극기가 좋다.
특히 해외에 나가면 태극기가 더 보고 싶다. 애국심이 절로 난다. 국내 기업의 해외 법인 건물에 태극기가 걸려 있고, 교포나 유학생들이 집에 태극기를 소지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래서 태극기는 사랑스럽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의 한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깜짝 놀랄 말을 들었다. 지난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을 방문하면서 현지 계열사 법인에 걸려 있던 태극기를 내리라고 주문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특히 옛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보여줬던 깊은 애국심을 기억하고 있는 나로서는 의아했다. 1998년 6월16일 판문점을 통해 '통일 소'라고 불린 소 500마리와 함께 판문점을 넘었던 그 순간이 아직도 또렷하기 때문이다.
그의 차남인 정몽구 회장이 정말 그런 말을 했을까. 현대차그룹 관계자의 설명을 듣는 순간 바로 의문이 풀렸다. 그러면 그렇지. 그런 고민과 결단이 있었구나. 결단이 필요한 순간 그 무게를 이겨낸 정몽구 회장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그 관계자를 통해 들은 얘기는 이랬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현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현지화를 이뤄내야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현지화를 하려면 대한민국 회사로서 해외 법인에 태극기를 걸어놓아야 한다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물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나는 충분히 이해가 됐다. 특히 세계 자동차시장을 대표하는 미국에서 제너럴모터스와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등과 경쟁하려면 기업경영이나 문화, 외형 등을 철저하게 현지 회사처럼 바꿀 필요가 있다.

정몽구 회장의 현지화 전략은 매우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총 판매 대수는 138만7528대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 미국 전체 자동차시장 판매 증가율 5.7%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현대차는 76만1710대, 기아차는 62만5818대로 전년 대비 각각 5.0%, 7.9% 증가했다.

현지화 전략과는 별개로 정몽구 회장은 애국심이 매우 투철한 사람이다. 평소에도 직원들에게 확고한 역사관을 갖고 차를 팔라고 강조한다. 역사관이 뚜렷한 직원이 자신을, 회사를, 나아가 국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뚜렷한 역사관을 갖고 차를 판매한다면 이는 곧 대한민국의 문화도 같이 파는 것이고 글로벌시장에서 우리의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란 게 정몽구 회장의 신념이다. 그에게는 항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 막중한 사명감이 있다. 그래서 나는 그가 좋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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