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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치유’, 지치고 다친 사람 마음 보듬는 데 ‘특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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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식물은 좋은 말을 들었을 때 왕성하게 성장하고 나쁜 말을 들었을 때는 위축돼 성장이 더디게 진행된다는 실험결과가 있다.

지난 1968년 미국의 여성 과학자 ‘도로시 레털랙’에 의해 최초 진행된 이 연구는 호박넝쿨에 잔잔하고 고요한 ‘고전음악’과 귀청이 따가울 정도로 요란스런 ‘록음악’을 들려줬을 때 각각의 반응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넝쿨은 전자에선 스피커를 감싸 안는 형태로 성장했지만 후자에선 벽을 넘어 달아나는 것처럼 자라는 양상을 보였다.

하물며 귀가 없는 식물도 주변의 감정 또는 말과 행동 등에 영향을 받는다는 게 실험을 통해 증명된 결과의 요지다.

그렇다면 귀를 갖고 주변을 인지해 시시각각 반응하는 인간은 어떨까.
일례로 각박한 도심에서 주변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와 도심을 떠나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상념(想念)을 비워갈 때의 경우 인간이 외부로부터 받는 영향의 차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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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의미를 담은 연구결과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등의 연구를 통해 12일 발표됐다.

산림청 국립과학원과 북부지방산림청, 통일부 하나원은 북한이탈주민(이하 새터민) 900명을 대상으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설문 참가자 212명의 프로그램 후기(심리 상태)를 토대로 프로그램의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프로그램 참여 전후 감정변화에서 새터민들은 참여 후 부정적 감정은 25% 감소하고 긍정적 감정은 13.8% 증가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세부적으로 새터민들은 50점 만점의 설문 문항에서 체험 전 31.8점이던 긍정적 감정이 36.2점으로 높아졌고 부정적 감정은 체험 전 19.0점에서 체험 후 14.1점으로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이와 별개로 새터민들은 실험에 참여하기 전 하나원에서 12주간 합숙하면서 심리상담 등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겪은 신체적 고통과 과도한 불안감, 스트레스가 프로그램 진행에 걸림돌이 되기 일쑤였고 효과 역시 미미했다는 게 산림청 등의 설명이다.

과거 겪었던 외상 후 스트레스와 현재의 신분상 불안함 등이 작용, 기존의 실내 합숙 프로그램이 대상자들에게 쉽게 와 닿지 않았던 까닭이다.

반면 숲 치유 과정은 새터민들의 심리적 불안을 완화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역할을 하면서 참여자들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유관기관 관계자들의 설명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김은미 하나원 심리상담사는 “산림치유는 실내가 아닌 자연 속에서 심리안정을 체험하는 유용한 프로그램”이라며 “이 프로그램을 새터민들에게 적용해 체험토록 할 때 사회 적응력을 높이고 스트레스는 낮추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복지연구과 이정희 박사는 “새터민들이 산림치유 프로그램 진행 장소 중 가장 선호한 곳은 숲길(37.8%)과 숲속(34.4%)”이라며 “이를 감안할 때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개별 대상자의 특성과 선호에 맞춰 개발·운영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국립산림과학원은 올해도 북부청, 하나원과 함께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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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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