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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 정상궤도 오른 '韓日 기차' 연료는 '진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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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산소호흡기를 떼지는 않았다." "질주하던 차가 벼랑 끝에서 멈췄다."

2일 한일 정상회담을 지켜본 몇몇 기자들의 촌평이다. 여기에 더해 한 당국자는 "탈선했던 기차가 정상궤도에 오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만남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서까지 이어졌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두 정상은 '조기 타결을 위한 협의의 가속화' 수준에서 절충했다.

입장 차가 극명하게 갈려 양국 간 다른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 비유될 정도로 위안부 문제는 쉽지 않은 현안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이 수준에서 추가 협상의 여지를 남겨둔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있다. 그동안 이 문제를 외면해 왔던 아베 총리가 조기 타결을 위한 협의 가속화에 합의한 것은 이 문제가 미해결된 사안임을 시인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조기 타결'이라는 시점은 모호하고 합의의 구체성은 떨어진다. 향후 협상에서 일본의 사과 수위 등도 관건이 될 수 있다.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평균 연령이 90세에 가까울 정도로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 측은 시간이 없고, 일본 측은 상대적으로 협상에 느긋할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국교정상화 50주년'을 언급하며 연내 타결을 내심 기대하지만 일본이 적극적 해법을 내놓을 것이라고 낙관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한일관계에 있어 경제와 안보ㆍ역사문제 사이의 '투 트랙' 기조를 유지해왔다. 최선은 아니어도 차선의 정책일 수 있다. 그러나 향후에도 위안부 등 과거사 앙금이 수시로 양국의 협력을 발목 잡는 형국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궤도에 오른 기차가 달리려면 양쪽 바퀴가 한 방향으로 굴러야 한다. 엔진의 연료는 '진정성'이다.

심리학자들은 진정성이 통하려면 만나는 시간보다 만나는 횟수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바람직한 관계회복을 위해 한일 정상이 더 자주 만나 흉금을 털어놔야 하는 이유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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