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배임문제 ②더 떨어지는 시장가치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산업은행이 금융당국의 비금융자회사 매각 방침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금융당국이 면죄부를 만들었지만, 국회에서 제기될 배임문제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감독내규에 집중매각 기업에 대해서는 고의·중과실이 없을 경우 면책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장부가액에 미달하는 시장가치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적정손실이 얼마인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 3년이라는 제한된 기간을 설정해 매각시 시장가치가 현저하게 떨어 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임문제= 2일 야당 A의원실 관계자는 “산업은행 비금융자회사 매각관련, 면책의 범위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자의적으로 볼 가능성이 있다”며 “배임문제가 있을 수 있어 업무보고 형식이나 개별 의원실에서 입장을 묻는 방식으로 따지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감사원에 감사 신청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매각가치 극대화에서 시장가치 매각으로 매각 원칙을 바꾸면서 나온 국회 반응이다. 면책범위가 너무 포괄적이고, 적정손실 규모를 두고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떨어지는 시장가치= 시장가치에 판다는 이번 매각 원칙으로 시장가치가 더 떨어 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가 세운 시장가치 원칙은 투자자 입장에서 전혀 서두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매각해야 될 기업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다. 3년 내 매각해야 될 기업은 5년 이상 투자기업(출자전환 6개, 중소벤처 86개)으로 91개나 된다.
산은이 ‘KDB밸류제6호 펀드’를 통해 보유 중인 대우건설의 경우 2010년 매입 당시보다 주식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 산은이 매입할 당시 주당 1만8000원이던 대우건설의 주가는 2일 오전 9시 현재 65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때문에 시장가치만 고수할 경우 엄청난 손실을 낼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야당 B의원실 관계자는 “경기가 너무 안좋기 때문에 매각 물량을 소화할 상대방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밀어부치기 방식으로 매각하는 것은 문제다. 정해진 시간을 두고 매각을 하는 것은 큰 손실이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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