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피해의 대표 현상인 곰팡이와 얼룩 등이 맨눈으로 확인되지 않더라도 천장이나 벽, 창문 틈이나 사이, 뒤편에선 이미 진행 중인 경우가 많아 하루빨리 원인을 찾아 보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그동안 물 피해가 천식과 같은 호흡기 계통 질환을 유발 및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는 있었지만, 아토피 피부염과의 상관관계를 과학적 접근을 통해 밝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아토피 진단을 받은 아이 52명의 가정을 연구팀이 지난 2012년 2월부터 7월 사이 방문 조사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적외선 카메라를 동원해 곰팡이 등 눈에 띄는 징후가 없더라도 주변 온도보다 5℃ 가량 낮은 곳을 물 피해 지점으로 확인한 결과, 52곳 중에서 31곳(59.6%)이 물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 피해가 확인된 집 31곳 중 23곳은 아이들 방에서만, 5곳은 아이들 방과 거실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 피해가 확인된 집안환경에서 아토피 피부염에 악영향을 끼치는 곰팡이 균은 그렇지 않은 집보다 최대 5배 가량 많았다. 적극적 치료에도 별다른 차도가 없는 경우 이러한 사례에 해당되지 않는지 의심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아토피 피부염 정도를 나타내는 SCORAD 점수를 살펴본 결과 물 피해 가정 아이들의 평균값이 훨씬 더 높았다. 음식 알레르기 등 다른 요인들로 인해 아토피 피부염 중증도의 통계적 차이가 없었던 만큼 물 피해 여부가 두 그룹을 가르는 결정적 요소였다.
특히 물 피해 가정 아이들의 경우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1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강모·김지현 교수팀은 “누수와 같은 물 피해는 주로 창문 주변이나 천장 등에서 발견됐다”면서 “아토피 피부염 증상 악화를 예방하는 건강한 생활환경을 조성을 위해 철저한 점검과 주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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