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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독일 벤츠와 광주 벤츠…고객과 호갱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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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What German customers do when their new Benz's engine stop running?(벤츠 신차가 주행중 시동이 꺼진다면 독일 고객들은 어떻게 하나)"
"바로 서비스센터를 찾고 이후에도 고쳐지지 않는다면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할 것이다."
"한국에선 요즘 비슷한 문제로 많은 고객의 불만이 나오고 있는데 알고 있는가."

"잘 모른다. 다만 시동꺼짐의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현지법인에서 잘 대처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독일 메쎄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 66회 국제자동차박람회(2015 IAA) 벤츠 전시장에서 만난 벤츠 관계자와의 대화 내용이다. 이른바 '광주 벤츠 골프채 파손사건'이 독일에 알려진 직후였다. 기자의 질문에 돌아온 답변은 원론적이었다. 모터쇼에 참석했던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도 한국 기자들에게 "광주에서 고객이 차량을 부순 건에 대해 보고를 받아 내용을 알고 있다"고만 말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건은 개인과 벤츠 간의 문제를 떠나 벤츠 제품 자체의 결함, 벤츠코리아와 딜러사 간의 소통문제, 벤츠코리아의 한국고객에 대한 태도 등의 문제로 비화됐다. 모터쇼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과거의 불쾌한 경험담이 쏟아졌다. 차가 시동이 꺼지는 바람에 생명의 위협을 느껴 서비스센터에 갔더니 대수롭지 않게 여기더라는 사람도 있었다. 신차 문짝에 녹이 슨 것을 본 서비스센터 직원이 녹을 손으로 슥슥 닦아내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준 이도 있었다.

벤츠코리아가 내놓은 세 차례의 공식입장을 보면 벤츠의 고객서비스 마인드, 한국고객에 대한 태도가 어떤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14일 1차 입장에서는 사건의 정황과 회사 측 입장을 밝히면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제품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과 가족의 생명에 위험을 느낀 고객의 화풀이에 대해 입장을 내놓으면서 고객의 안전이 아니라 제품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엉뚱한 말을 한 것이다. 고객의 안전보다 제품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뉘앙스로 들릴 수밖에 없다.

15일 오후 2차 입장은 "고객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한다"고 시작한 뒤 해당 고객과 만나 대화를 했고 업무방해죄 고소를 취하했다고 밝혔다. 그러다 18일 3차 입장에선 원만한 중재로 합의를 했다면서 말미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모든 공식 딜러사는 언제나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츠는 디터 체체 회장이 연사로 나온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영어, 중국어, 불어 등과 함께 한국어 통역도 지원했다.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체체 회장은 별도의 기자간담회에서는 "한국에서도 다양한 사회적 책임 활동을 늘려가고 있다. 앞으로도 가치 있는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체체 회장의 말이 허언이 되지 않으려면 한국 벤츠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벤츠코리아, 딜러사, 서비스센터 등 벤츠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에서 제대로 된 교훈을 얻지 못할 경우 제2, 제3의 골프채 사건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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