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돌아온 '공격형 SUV'… '뉴 파워 렉스턴 W'

'뉴 파워 렉스턴 W'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엔진과 자동변속기의 변화만으로 만족감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기존 모델에서 괴롭혔던 엔진음과 풍절음, 노면음은 거의 제로 수준까지 떨어졌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던 이른바 '공격형 SUV'가 환골탈태했다.

쌍용자동차가 새로 내놓은 '뉴 파워 렉스턴 W'는 유로6 배기가스 규제를 만족하는 2.2리터 e-XDi220 엔진이 적용됐다. 최고출력은 155마력에서 178마력으로, 최대토크는 36.7kg·m에서 40.8kg·m로 크게 향상됐다. LET(Low-End Torque) 콘셉트를 기반으로 개발돼 1400~2800rpm의 광대역 플랫토크 구간에서 탁월한 가속 성능을 보여준다.

7일 경기도 가평 일대 도심과 산악로인 칼봉산 시승에서 연출된 뉴 렉스턴의 힘은 편안한 도심과 오프로드 등 모든 곳에서 발휘됐다. 특히 e-XDi220 한국형 디젤 엔진은 중저속 영역과 추월 가속 구간에서 월등한 성능을 보였다. 강력한 저속 토크가 실현된 것으로 두 구간 모두에서의 엔진음 역시 찾아 듣기 어려울 정도다.

칼봉산의 좁고 거친 오프로드 구간에서는 쌍용차 고유의 사륜구동 기술이 진가를 발휘했다. 실제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독립현가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국내 SUV 최고의 현가 시스템이라 불릴 만 했다. 특히 전륜 더블위시본은 두 개의 암이 노면 상태에 따라 최적의 구동을 함으로써 조정성과 충격 흡수력을 보였고 최적의 휠 얼라이먼트를 설정해 안정적인 승차감을 유지했다.

후륜에 적용된 독립현가 멀티링크는 고급 대형차에 주로 쓰이는 현가장치로 좌우 휠이 독립적으로 상하운동을 할 수 있어 다양한 도로 조건에서도 핸들링을 지켜줬다. 노면의 충격이 5개 링크로 분산된 덕에 긴 오프로드 구간에서 차체로 전달되는 진동은 적었다.

세계 명차에만 적용되는 E-Tronic 방식의 메르세데스-벤츠 7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것도 눈길을 끈다. E-Tronic 방식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따라 운전자 의지 및 차량 상태에 맞는 변속 패턴을 유지함으로써 최적의 주행 성능과 뛰어난 연비를 실현한다. 수동변속 모드 시 기어노브의 토글 스위치를 통해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E-Tronic 벤츠 7단 자동변속기는 최상의 NVH 및 연비를 실현한다. 차량의 주행상태 및 운전자의 주행의지를 파악해 변속 패턴이 자동 변경된다. 주행고도, 언덕길, 차량주행저항, 변속기 온도, 엔진 냉각수 온도까지 확인한다.

외관에서의 큰 변화는 찾기 힘들다. 다만 풍부한 볼륨감과 입체적 감각을 살려내는 데 초점을 맞춘 흔적이 보인다. A필러에서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이어지는 후드 캐릭터 라인은 스포티하면서도 럭셔리한 프론트 이미지를 연출했다. 공격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독수리의 눈을 형상화한 HID 헤드램프는 사각 바 타입의 라이트 가이드 포지션 램프로 고급감을 끌어올렸다. 턴시그널과 포그램프, 인테이크 홀의 통합적 구성으로 역동적인 범퍼와도 조화를 이뤘다.

가격은 RX7이 2818만~3430만원, Noblesse가 3876만원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리터당 12.0km의 복합연비와 업그레이드된 파워트레인과 변속기를 감안하면 가성비 측면에서는 아깝지 않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